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세종시 비효율성 줄이려면

중앙행정기관 공무원들의 대이동이 시작됐다. 추석 연휴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달 15일 국무총리실 6개 부서가 세종특별자치시로 옮겨갔다. 기획재정부와 국토해양부 등 6개 중앙행정기관이 연내 세종시로 내려간다. 오는 2014년까지 9부2처2청이 3단계에 걸쳐 이전을 완료한다. 정부 소식을 발 빠르게 전달해야 할 언론사들도 발등에 불이 떨어지자 숙소 마련과 인력 배치 계획을 짜느라 부산하다.


세종시 시대의 막이 올랐지만 공무원들과 기자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기존에 살고 있던 보금자리를 떠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이 간단치 않기 때문이다. 이동을 꺼리게 만드는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자녀 교육이다. 중ㆍ고등학생 자녀를 둔 40대 중ㆍ후반 이상의 공무원들은 대부분 서울에서 출퇴근을 하거나 나 홀로 이주를 계획하고 있다. 수험생인 자녀를 전학시키는 것보다 개인이 교통비나 월세 등의 비용을 감내하는 것이 기회비용 측면에서 낫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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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공무원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국가 행정의 비효율이다. 사실 행정 비효율은 세종시 이전에 대한 논쟁이 본격적으로 불붙기 이전부터 제기됐던 문제다. 국회 본회의나 국정감사가 열리게 되면 수백명의 공무원들이 자료를 싸들고 국회를 오가는 진풍경이 연출될 것은 불을 보듯이 뻔하다.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국회만 세종시로 옮기면 공무원들이 군말 없이 이사하게 될 것'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세종시는 '국토 균형발전'이라는 명분으로 조성되고 있는 제2의 행정수도다. 정부는 그동안 세종시의 외형을 갖추기 위해 노력해왔다면 이제는 행정 비효율을 최소화하기 위한 무형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세계 정상들이 화상회의를 통해 만날 수 있음에도 수십억원의 경비를 들여 직접 만나 회의를 여는 것도 면대면 회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치가 많기 때문이다. 정부도 세종시 출범 이후 제기되는 문제점을 발 빠르게 파악해 행정 공백이 나타나지 않도록 세심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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