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ETF 출범 10년, 이젠 질적 성장이다] 채권형 비중 20.5%로 국내 두배

■ 해외 ETF 시장은<br>원자재 등 상품 다변화<br>주식형 편중 현상 없어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국내보다 훨씬 다양화된 상품 구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채권형 상품의 경우 해외가 국내보다 두 배 가까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도 주식형에 쏠려 있는 상품 구성을 채권과 원자재ㆍ통화 등으로 다양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8일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에서 운용자산 기준으로 주식형 ETF의 비중은 2000년 99.9%에서 2010년 80.6%로 떨어진 데 이어 올 5월 말에는 77.4%로 내려갔다. 우리나라 주식형(파생 상품 포함)의 비중이 86.8%인 것과 비교하면 10%포인트 가까이 낮은 것이다. 채권형 ETF의 경우에는 차이가 더욱 크다. 글로벌 시장에서 채권형 ETF의 비중은 20.5%까지 늘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12.3%에 불과하다. 글로벌 시장의 비중이 국내보다 두 배 가까이 높은 것이다.


ETF 종목 수도 글로벌 시장이 국내보다 훨씬 더 다양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북미ㆍ유럽ㆍ아시아 등 글로벌 ETF 시장에서 주식형 상품 수는 2,593개로 전체의 54.7%에 그친 반면 채권과 실물자산 상품 수도 각각 614개(13.0%), 892개(18.8%)로 두 자릿수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에서 주식형 상품(106개) 개수가 전체의 82.2%를 차지하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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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ETF에 비해 국내 시장의 편중 현상이 심한 데 대해 운용사들은 투자자 수요를 고려할 때 주식형 위주로 상품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ETF 투자자의 대부분이 개인들이라 채권ㆍ상품형 ETF보다 주식형에 수요가 몰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상품을 내놓을 때 중요한 것이 바로 경제성, 즉 거래가 잘 되느냐"라며 "상품형 ETF의 경우 이미 선진 시장에 상장, 성과나 거래량이 보증된 종목에 국내 투자자들도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 투자할 수 있는 상황에서 한국 시장에 굳이 해당 ETF를 상장시킬 이유가 없고 상품성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국내 ETF 시장의 쏠림을 해소하기 위해 기관 참여를 활성화하고 이를 통해 보다 다양한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ETF가 발달한 미국도 처음에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을 시작으로 주식형ETF가 주를 이뤘고 이후 시장이 성숙 단계에 진입하면서 다양한 상품형 ETF가 상장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이 건전하게 발전하면 자연스레 해소될 수 있는 문제지만 아직까지는 만들기 쉬운 상품 위주로 ETF를 내놓는 경향이 큰 만큼 운용사와 금융 당국 차원에서 쏠림 완화를 위한 상품 다변화에 대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연구위원은 "국내 연기금 규모가 커지고 있지만 연기금이나 퇴직연금의 ETF 참여가 각종 제한 탓에 저조하다"며 "ETF가 발달된 유럽은 ETF 투자의 80~90%가 기관투자가"라고 말했다. 이어 "기관의 ETF 투자가 활발해질 경우 자연스레 채권 ETF 등 주식 ETF 외 상품 수요가 커져 쏠림 현상 완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송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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