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금붙이 팔자" 문전성시 "혼수특수 사라져" 울상

연일 치솟는 금값… 귀금속시장은 지금<br>"14K 커플반지로 했다가 금값 내리면 다시 장만…"<br>예물 트렌드도 바뀌어


금 가격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그야말로 '금(金)값'으로 치솟는 가운데 국내 귀금속시장에도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장롱 속에 고이 뒀던 돌반지를 비롯해 목걸이ㆍ커플링ㆍ근속메달 등 각종 금붙이를 팔러 나온 사람들로 금은방은 문전성시를 이루는 반면 본격적인 결혼시즌이 시작됐지만 예물을 사려는 예비부부들은 크게 줄며 '혼수특수'가 사라진 분위기다. 지난 8일 오후 찾은 서울 종로 귀금속상가. 최근 계속되는 금값 상승 소식에 상인들의 표정은 어둡기만 했다. 가을 혼수시즌이 시작됐지만 금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러 오는 이들이 더 많기 때문이다. 결혼예물 전문매장의 유재훈(38)씨는 "금값이 비싸지면서 예물시즌이 없어진 것 같다"며 "장사 10년 동안 올해처럼 예감이 안 좋은 적은 처음"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귀금속매장의 최영인(52)씨는 "요즘 들어 돌반지 등을 싸 들고 와 얼마 줄 수 있냐고 묻는 손님이 크게 늘었다"며 "하지만 앞으로도 금값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소문이 전해지면서 소위 '큰손'들의 움직임은 눈에 띄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8월 순금 가격이 10% 넘게 오른 데 이어 이날도 14만4,000원에서 시작한 한 돈(3.75g)의 매도가격이 오후4시30분께 14만9,000원까지 치솟았다. 이처럼 하루에도 몇 번씩 금 시세가 요동을 치면서 조금이라도 더 좋은 값을 받고자 발품을 파는 사람들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예전 커플반지를 팔러 나왔다는 김민영(24)씨는 한 귀금속매장 상인과 10여분간 매도가격을 놓고 실랑이를 벌이다가 "분명히 더 좋은 값을 쳐주는 곳이 있을 것"이라며 발걸음을 옮겼다. 귀금속업체인 한스쥬얼리의 이지현 매니저는 "최근 금 시세가 5월보다 최대 30%가량 오르면서 금시세 확인과 매도 문의가 크게 늘었다"며 "특히 금값이 하루가 다르게 오르기 때문에 금 판매시점에 대한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상당수 귀금속매장에서는 거의 10분 간격으로 금시세를 묻는 손님들의 전화가 이어지고 있었다. 금값 폭등은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들의 예물 트렌드도 바꿔놓고 있다. 결혼을 2주가량 앞두고 예비신부와 함께 종로를 찾은 나정현(30)씨는 "금값은 너무 오르고 예물을 안 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 14K 커플반지 하나씩만 장만했다"며 "요즘 결혼을 앞둔 주위 커플들도 비슷한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귀금속매장의 김춘희(51)씨는 "지난해만 해도 목걸이ㆍ팔찌ㆍ반지ㆍ귀고리까지 최소 한 세트씩 장만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새는 커플반지만 사는 부부가 대부분"이라며 "최근에는 예물 없이 결혼식을 올린 뒤 값이 내리면 그때 장만하겠다는 손님도 있을 정도"라고 전했다. 이 같은 금값 고공행진에 맞춰 백화점 업계는 올 상반기 실시했던 금매입 서비스를 다시 준비하고 있다. 아이파크백화점은 이달 중순께부터 금을 매입하기로 하고 특히 골드바 같은 다량의 금을 보유한 경우 고객이 원하는 장소로 직접 찾아가는 방문 서비스도 실시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도 최근 금매입 행사 재개를 본격 검토하고 있으며 다른 백화점들도 추후 상황에 맞춰 행사재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롯데ㆍ현대ㆍ갤러리아 등 주요 백화점들은 올 상반기 IMF 외환위기 이후 10년 만에 금매입 행사를 진행해 고객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기도 했다. 현대백화점은 3월 말부터 6월까지 금매입 서비스를 실시해 총 93억원어치의 금을 사들었으며 롯데백화점도 3월27일부터 5월 말까지 벌인 금매입 행사기간 동안 410㎏, 총 153억원어치의 금이 쏟아져 나왔다. 한국귀금속판매업중앙회에 따르면 8일 기준 순금 한 돈(3.75g)의 소매가격은 하루 전보다 1,000원 오른 17만9,000원으로 18만원대 진입을 눈앞에 뒀다. 순금(3.75g) 매입시세도 추석연휴 이후 급등하기 시작해 5일 15만7,080원에서 8일 16만2,800원으로 뛰어올랐고 같은 기간 순금 매도시세는 14만원에서 14만5,500원으로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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