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미역 따는 셰프… 호텔가 식재료 전쟁

캠핑·야구장에 고객 뺏기자 "레스토랑 고급화로 승부"

총주방장 전국 산지 누비며 로컬푸드·특이재료 직접 구매

미슐랭 스타급 셰프 등 초청

기존 메뉴 업그레이드도

배한철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총주방장이 손수 공수해온 자연산 수산물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배한철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호텔 총주방장을 비롯한 10명의 구매팀 직원들은 지난달 경주 감포 앞바다를 찾았다. 배를 타고 나가 신선한 미역과 생톳, 다시마, 매생이 등 각종 해초류를 직접 따 시식한 후 구매를 결정했다. 배 총주방장과 호텔 셰프들은 제철에 잡히는 넙치, 돔, 광어, 우럭, 도다리 등의 자연산 수산물을 주 3회 모바일을 통해 정보받아 경매에 직접 참여한다. 얼마 전에는 강원도 및 제주도 농장과 계약을 맺고 특수 작물, 고랭지 채소 등 친환경 식재료를 공급받기 시작했다.

호텔가 식재료 전쟁에 불이 붙었다. 경기 불황으로 객실 비즈니스가 위축되면서 최상의 식재료를 앞세운 레스토랑 고급화로 고객 유인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특히 주말에 다양한 아웃도어 활동으로 이탈하는 가족 고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식음료 부문의 강화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인터컨티넨탈 코엑스 호텔은 일명 '로컬 푸드 프로젝트'를 가동중이다.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은 대관령 한우를 비롯해 중금속 흡착 제거 효능이 있는 문경약돌돼지, 산지에서 직송받은 '봉산 쑥 미나리 딸기' 등 전국 팔도에서 내로라하는 식재료를 모든 레스토랑에서 사용하고 있다.


윤소윤 인터컨티넨탈 홍보팀장은 "과거에는 주말에 레스토랑에 자리가 없었지만 캠핑과 야구장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 이제는 호텔간의 경쟁이 아니라 이종 업종간의 경쟁이 형성됐다"며 "인근의 잠실 야구장으로 인한 타격이 만만치 않아 야구장 프로모션도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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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호텔서울은 셰프들과 구매팀원들로 구성된 '식재료구매 TFT'를 만들어 매월 좋은 식재료를 찾기 위해 2박3일 씩 전국 산지를 누빈다. 아울러 지역별 수협 중매인을 통해 털게, 도다리, 광어, 도화새우 등을 공급받는 한편 특이 식재료, 제철 아이템 정보를 꾸준히 제공받는다.

계절 식재료가 철칙인 더 플라자 역시 '특수식재료 TF'를 통해 산지를 방문해 샘플 테스팅을 거쳐 음식에 사용하고 있다. 희귀성, 적용 가능성 등 까다로운 항목과 기준을 적용해 식재료를 선별한다.

국내에서 만나기 어려운 셰프를 초청해 기존 메뉴를 업그레이드하는 전략도 눈길을 끈다.

JW메리어트 호텔 서울은 업계에선 이례적으로 다음달 9일부터 31일까지 미슐랭 스타 셰프를 포함한 7명의 세계적인 '별'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글로벌 푸드 축제 '컬리너리 아트@JW'를 연다. 궁중 음식을 시작으로 스페인, 일본, 이탈리아, 중식 등 각 나라의 대표 세프들이 화려한 향연을 펼친다. 예전부터 고급 식재료로 유명한 서울신라호텔은 지난해 9월 영국의 왕실 수석 셰프로 활동한 캐롤린 로브를 초청해 영국 로열 패밀리의 홈메이드 가정식 비법을 전수받아 만든 영국 정통 애프터눈 티 세트를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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