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6자회담 재개 새 모멘텀" 기대감

美 유연성 발휘땐 회담 다시 열릴 가능성<br>"원칙론 그쳐 추가제재 시한만 연장" 지적도<br>FTA 큰틀 합의 후속협상 속도 붙을 듯

노무현(왼쪽) 대통령과 부시 미 대통령이 15일 (한국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워싱턴=최종욱기자

15일 새벽 백악관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에서는 양국간 최대 이견을 보였던 북핵 해법에 대해 집중적인 조율이 이뤄졌다. 양국 정상은 회담을 통해 6자 회담 재개를 위해 양국이 ‘공동의 포괄적 접근방안’을 모색한다는 가시적인 성과물을 도출했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 대북 추가제재설이 나도는 가운데 열린 양국 정상회담에서 이 같은 합의는 대북 제재 일변도의 미국이 향후 대북 정책기조에 유연성을 발휘할 여지를 남기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6자 회담을 재개할 수 있는 새로운 모멘텀이 형성될 것이라는 다소 이른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대화와 압박 양수겸장카드= 송민순 안보실장은 브리핑을 통해 “두 정상은 6자 회담을 재개해 9ㆍ19 공동성명을 효과적이고 합리적으로 이행시키기 위해 앞으로 양국이 공동으로 취할 수 있는 조치들에 대해서 논의를 했다”며 “구체적인 이행 방안은 양국간 고위급 협의를 통해 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의미하는 공동 조치는 미국의 금융제재에 대한 적법성을 인정하고 유엔안보리 결의안에 따른 대북 제재는 예정대로 진행하면서 대화의 끈을 놓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북한을 압박ㆍ제재를 통해 6자 회담에 끌어내자는 미국과 대화와 설득을 통해 6자 회담에 복귀시키야 한다는 우리측 입장의 절충이기도 하다. 노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헨리 폴슨 재무장관을 면담한 자리에서 대북 금융제재와 관련, “미국의 법 집행과 회담재개 노력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발언은 이 같은 맥락에서 비롯되고 있다. 북한이 6자 회담 복귀할 의지가 없다고 판단, 추가 제재 움직임을 보이던 미국이 이같이 유연한 입장을 보인 것은 추가적인 대북 제재가 그다지 실효성이 없다는 판단도 한몫을 하고 있다. 북미간 교역 수준이 극히 미미한데다 러시아와 중국이 대북 제재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미 동맹 균열의 봉합용?= 이번 정상간의 대북 해법 합의 수준이 원칙론을 벗어나지 못해 대북제재 시한만 연장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북한을 6자 회담에 복귀시킬 만한 마땅한 카드를 제시하지 못한 채 ‘공동의 포괄적 접근’이라는 애매모호한 ‘외교적 수사’로 치장했을 뿐이라는 시각이다. 북한은 금융제재를 풀어야 6자 회담을 복귀하겠다는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다. 물론 이번 합의가 양국 외무장관과 대통령 안보보좌관이 모두 참석한 ‘2+2’ 고위급 회동의 결과물로 나왔다면 점에서 정상회담 이후에도 연속성을 발휘할 여지는 남겨 두고 있다. 대북 해법 조율 결과는 한미동맹의 균열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서로에게 득이 될 것이 없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전시작전통제권 이양 협상과 주한미군주둔비용 분담 협상 등 군사ㆍ안보 측면의 일정표가 대기하고 있는데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특수성과 미국의 세계 전략 등을 감안할 때 한미 동맹의 균열은 양측 모두에게 부담이다. ◇한미 FTA 성공적 타결 한목소리 = 이번 정상회담의 부수적 성과로 한미 FTA의 성공적 타결을 기대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양국 정상이 회담에서 주요 쟁점을 두고 협상을 벌인 것은 아니지만 정상 차원의 큰 틀 합의는 앞으로 협상의 가이드 라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양국은 3차 시애틀 협상까지 진행해왔으나 농업과 섬유 등 핵심 쟁점에 대한 이견으로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상 차원의 협상 지지 표시는 앞으로 진행될 후속 협상에서부터 쟁점 타결의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쟁점에 대한 이견으로 시간을 끌어 협정 체결을 무산시키기 보다는 양보할 것은 과감히 양보하는 전향적인 협상 전략이 구사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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