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이 하반기 경기둔화 가능성을 밝힘에 따라 “경기상승을 채 느껴보기도 전에 다시 하락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는 그 동안 지표상으로 경기상승이 이어지고 있다고 발표됐지만 실제 피부로 느껴지는 체감 경기지표는 낮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 같은 KDI 전망은 내년에도 경기회복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재정경제부의 전망과는 다소 차이가 난다. 이에 따라 향후 경기둔화 가능성에 대한 논란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경기둔화 가능성 커=KDI는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면서도 경기 상승세가 하반기 이후에도 계속될지는 불확실하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분기별 성장률 전망치(전년동기 대비)도 1ㆍ4분기 6.2%, 2ㆍ4분기 5.8%, 3ㆍ4분기 5.1%, 4ㆍ4분기 4.4% 등으로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KDI는 최근의 소비증가율 확대가 2003~2004년 거품 붕괴로 과도하게 위축됐던 소비가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나타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소비 주도의 경기상승이 앞으로는 여러 요인으로 불투명하다는 뜻이다. 특히 유가불안으로 교역조건 악화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돼 민간소비의 성장기여도가 점차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미국ㆍ중국 경제의 성장세 둔화 가능성도 불안 요인이다. 미국ㆍ중국의 경기성장이 둔화될 경우 경기상승의 또 다른 축인 수출증가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경상수지 흑자폭 당초보다 3분의1로 줄여=경상수지 흑자 예측치는 당초 124억달러보다 크게 낮은 41억달러로 줄었다. 환율상승보다는 유가상승 등 교역조건 악화가 원인이다. 유가상승 등으로 교역조건이 악화돼 상품수지의 흑자규모는 상당 부분 축소될 전망이다. 또 서비스수지도 환율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적자폭 확대요인도 있는 것으로 보여 전체 경상수지 흑자폭이 크게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서비스ㆍ소득ㆍ경상이전 소득의 경우 올해 221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성장률은 5.3%로 상향조정=하반기 이후 다소 부정적인 경기전망에도 불구, 올해 전체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당초 5.0%에서 5.3%로 높였다. 지난 1ㆍ4분기 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높은 6.2%를 나타낼 것으로 추산돼 이를 감안한 수치다. 부문별로도 민간소비 증가율은 4.2%에서 4.8%, 설비투자 증가율은 6.9%에서 8.4%, 건설투자 증가율은 1.1%에서 1.6%로 각각 수정했다. 다만 설비투자 증가율 전망치(8.4%)는 지난 몇 년 간 지속된 부진을 감안하면 지난해에 비해 다소 확대되는 수준에 그친다는 설명이다. ◇장기적으로 개방, 경쟁력 높이는 데 초점=현재의 경기상승 국면을 지속하려면 중장기적으로 향후 정책은 전반적인 경제환경의 개방과 경쟁력 제고에 초점을 둘 필요가 있다고 KDI는 지적했다. 경기상승을 지속하려면 견실한 투자증가세가 유지돼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개방 등 경제환경의 꾸준한 개선이 추진돼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통화정책은 경기여건을 감안해 지난해 말 이후의 금리인상 기조를 유지한다는 기본 방향은 견지하되 금리인상의 시점 선택은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