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외국계증권사 비관론 확산

"지표·투자심리·정치환경 등 매도신호<br>6개월후 주가 700대까지 하락할수도"

외국계 증권사들이 국내 증시전망에 대해 일제히 ‘비관론’으로 돌아서고 있다.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해온 씨티글로벌마켓(CMG)증권ㆍ도이치증권은 말할 것도 없고 대표적인 낙관론자로 꼽히던 메릴린치까지 상승보다는 추가 하락을 예견하고 나섰다. 이들이 비관론으로 돌아선 가장 큰 이유는 북핵 문제와 관련한 위험이 금융시장에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 여기에 미국 헤지펀드의 자금회수 및 청산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외국인투자가 비중이 높은 한국증시의 타격이 클 것이라는 우려가 더해졌다. 특히 한 외국계 증권사 임원은 11일 “미 GM 채권에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입은 헤지펀드들이 손실보전 및 청산을 위해 아시아 증시 매도에 나설 경우 외국인 비중이 높고 북핵 리스크까지 겹친 한국 주식을 집중적으로 내다팔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국내외 증권사를 막론하고 ‘증시 비관론’은 다수가 아닌 ‘소수’ 의견이었다. 그러나 4월 소비자기대지수의 하락,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 등 악재가 겹친데다 헤지펀드 청산 우려까지 겹치며 줄줄이 비관론으로 돌아서고 있다. 이남우 메릴린치 서울지점 리서치센터장은 이날 한국전략 보고서에서 “북한 핵실험 우려가 높아지는데도 한국 금융시장은 과거와 달리 주식, 채권 외환시장의 변동성 및 리스크 프리미엄이 커지지 않는 등 북핵 리스크가 금융시장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과 미국이 현재 적절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만큼 향후 위험이 점차 고조될 것”이라면서 지수선물 외가격 풋옵션을 매입, 하락 리스크를 방어하는 투자전략을 권고했다. CGM증권 역시 “한국증시는 정치적ㆍ정책적 리스크를 과소평가하고 있다”면서 “6개월 후 종합주가지수가 현재보다 14% 낮은 795포인트까지 하락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유동원 CGM증권 상무는 “북핵 상황은 최근 10년래 최악이며 정부가 공격적인 경기부양책을 쓸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감과 달리 현재로서는 그 가능성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면서 “밸류에이션ㆍ이익모멘텀ㆍ유동성ㆍ투자심리ㆍ경기선행지표ㆍ정치환경 등 6가지 요인 모두가 한국증시를 매도하라는 사인을 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UBS는 한국증시를 여전히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삭티 시바 UBS 투자전략가는 “기업심리와 소비자신뢰지수 등에서 내수회복의 증후를 찾을 수 있다”면서 “3월 도소매 판매가 0.8% 증가하고 산업생산도 3.8% 약진했다”고 근거를 제시했다. 그는 또 신용카드 사용액이 증가하고 있고 서비스업종도 턴어라운드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달 초 미국에서 해외 기관투자가들을 만나고 돌아온 안승원 UBS 전무는 “북핵 이슈에 대해 대체적으로 과거보다 민감하게 반응하기는 했지만 예상했던 수준 이상으로 우려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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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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