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유럽연합(EU)이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대화를 시작하는 데 합의했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간 나오토 일본 총리와 헤르만 반롬푀이 유럽연합(EU) 의장,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FTA 타결을 위한 대화를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경제규모에서 세계 1위인 EU와 4위인 일본의 FTA 협상이 본격적으로 닻을 올린 것이다.
양측은 공동성명에서 "심층적이고 포괄적인 자유무역협정(FTA)과 경제동반자협정(EPA) 체결을 위한 협상을 시작하기로 했다" 며 "양측에 이해관계가 걸린 이슈를 다루게 될 것" 이라고 밝혔다. AFP통신은 관세 및 비관세장벽 철폐, 지적재산권, 정부 조달시장 개방 등이 중점 이슈로 다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측은 협정 범위와 수준을 결정하기 위한 대화를 가능한 한 빨리 시작할 방침이다. 반롬푀이 의장은 "아직 갈 길이 멀지만 목적은 명확해졌다"며 "두 경제 대국이 FTA 협상 타결을 위한 의지를 확인한 것은 큰 진전"이라고 말했다. 이번 합의를 통해 EU는 27개국 회원국들로부터 FTA 협상 개시 승인을 받기 위한 예비교섭 절차에 들어갈 수 있게 됐다. 간 총리도 "이번 합의를 바탕으로 EPA 체결까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합의는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타협의 산물로 분석된다. 일본은 오는 7월 한국과 EU의 FTA 협상 발효로 한국에 전자제품과 자동차 시장을 내줄 것을 우려해 EU와의 FTA 대화 개시에 박차를 가했다. 유럽 각국 정부와 기업인들도 일본에서 외국 기업의 시장 진출이 제약을 받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해왔다. 일본은 EU의 여섯 번째 교역 상대국으로 지난해 EU의 대일본 무역적자는 210억유로에 달했다. EU는 그동안 일본에 비관세 장벽을 철폐하고 정부 조달 시장을 개방할 것을 강력히 촉구해왔다.
AFP통신은 "EU가 일본의 시장 개방 의지가 명확하다고 판단할 경우 협상이 진전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