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MBC 2부작 '늑대사냥'

직장 성희롱과 맞서는 신세대 여성MBC TV는 오는 27일 밤 10시50분부터 120분간 2부작 드라마 '늑대사냥'(극본 박예랑ㆍ연출 오현창)을 연속 방송한다. '늑대사냥'은 직장내에 만연한 성희롱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룬 기획특집극. 사회초년생인 여주인공이 갓입사한 직장내에서 성추행문제와 맞서 싸워가는 과정을 그린다. 미연(김정은 분)은 활기차고 센스있는 신세대여성. 타고난 미모에 적극적인 천성으로 늘 밝은 인상을 주지만 이점이 되레 마이너스다. 한편 부서의 부장은 늘 성실하고 회사에 충직한 직장인이건만 성희롱 파문이 끊이지않는 인물. 어느날 회식자리에서 미연에 대한 성추행 정도가 '위험수위'를 넘자 이에 격분한 미연이 부장을 여직원회에 고발한다. 하지만 그에게 돌아오는건 '네가 헤프다'는 주변의 몰이해와 운송부로의 좌천뿐. 뒤이어 그를 정식으로 재판에 회부하지만 '그럴 리 없다'고 발뺌하는 부장 앞에서 점점더 불리해져가고 상처를 입어가는건 미연뿐이다. 도와주는 이 하나 없이 고전하던 가운데 사무보조원 경숙과 확실한 목격자인 정아의 증언으로 인해 결국 마지막 재판에서 승소하게 된다는 내용. 남녀가 직장이라는 같은 공간에서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생활하게 된 역사는 아무리 길게 잡아도 100년이 넘지않는다. 전통적 가치관에서 남성이 '동등한 관계'로 만나야 할 여성은 그의 누이, 어머니, 아내, 하다못해 동네 아낙이 아닌 다음에야 거의 전무했을 터. 어쩌면 이렇게 서로를 이해치 못하고 살아온 역사가 '이쯤이야' 혹은 '여자가 뭔가 잘못했겠지'식의 '집단적 오해'를 낳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성희롱은 성적행위와 함께 '위계의식'이 작용, 이러한 권위가 상대의 거절을 막는 단초가 돼 상대에게 더 큰 굴욕감을 안기는 죄질이 나쁜 범죄다. 60~70년대 영화를 보면 답답하기 짝이 없게만 묘사되는 여주인공이 남주인공에게 한번쯤 얻어맞는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지금의 기준으로는 있을 수 없는 폭행이건만 당시엔 '사랑'과 '소속'의 한 표현으로 쓰인 모양이다. 여직원 46.7% 성적 수치심 느낌(D그룹 직원 200명 대상), 여경 74.3% 성희롱 당함(수도권 근무자 179명 대상), 여교사 40% 성희롱 경험(여성교원 1,000명 대상). 결국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만이 우리의 희망일까. 혹은 이러한 드라마 한편이 이를 풀어가는 단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전작 '여자만세'에서 인간적인 여상상을 그려 호평받은 박예랑 작가가 극본을 썼다.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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