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온 국민의 손에 땀을 쥐게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경기를 중계한 포털사이트 야후에는 연일 이용자들이 폭증했지만 ‘서버다운’과 같은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다. 특히 미국과의 8강전 경기는 무려 22만여명이 동시에 시청했지만 무리 없이 중계가 이뤄졌다. 미국과의 경기 시청자는 모두 160만여명에 달했다. 이처럼 엄청난 인원이 대용량 동영상 서비스를 한꺼번에 이용했는데도 큰 문제가 없었던 것은 바로 콘텐츠 전송기술 때문이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동영상, 게임 등 대용량 멀티미디어 서비스가 늘어나면서 이를 안정적으로 전송해주는 기술이 각광을 받고 있다. 대용량 콘텐츠를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이용하면 서버의 용량이 크더라도 네트워크에 과부하가 발생한다. 그래서 전송속도가 느려지거나 심지어는 서비스가 중단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네트워크의 과부하를 줄여주기 위해 서버를 분산시켜 접속경로를 다양하게 해주는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CDN) 서비스나 서버쪽의 네트워크가 아닌 사용자들간의 네트워크를 활용한 그리드 컴퓨팅 기술 등이 널리 이용되고 있다. CDN서비스는 일시적으로 이용자의 폭주가 예상되거나 대용량 데이터를 전송할 때 주로 사용된다. 선거나 대형 스포츠 경기 중계 방송과 함께 온라인 게임업체들의 공개 서비스 과정에서 CDN 서비스가 많이 사용된다. 최근에는 판교 사이버 모델하우스에도 CDN 서비스가 이용됐다. 하지만 서버를 분산 배치할 경우 서버와 이를 설치할 장소가 추가로 필요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비용이 높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개인 이용자들의 네트워크를 공유해 가상의 슈퍼컴퓨터를 만드는 그리드 컴퓨팅 기술을 응용하면 서버를 추가로 설치할 필요가 없다. 이용자들간의 네트워크 공유로 간단하게 콘텐츠 전송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이용자들 사이에서 네트워크 공유 방식으로 자신이 사용하는 콘텐츠를 상대방에게 전송해주기 때문에 서버쪽으로 몰리는 부담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그리드 컴퓨팅 기술을 이용하려면 사전에 사용자들에게 네트워크 공유에 대해 알리고, 서비스의 취지를 설명할 필요가 있다. 현재 멜론, 싸이월드, 뮤직시티 등에 그리드방식으로 콘텐츠 전송을 하고 있는 피어링포털에서는 “사용자의 부담을 최소화해 기술을 적용시키고 있다”면서 “작업의 우선순위도 자신이 받는 것은 상위에 있고 보내주는 것은 가장 하위에 있기 때문에 사용자들이 느끼는 부담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