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위기를 기회로] 농협중앙회, 사료값 안정·축산물 수출 신시장 개척 주력

소비자들이 농협안심축산 판매 코너에서 축산 제품을 고르고 있다. /사진제공=농협중앙회

농협의 안성팜랜드를 찾은 어린이가 소에게 먹이를 주는 체험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농협중앙회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추진을 비롯해 호주·캐나다 등 축산강국과의 FTA가 연쇄적으로 타결되면서 국내 농업계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특히 수입 소고기와 돼지고기의 관세가 단계적으로 철폐되고 국내에서 수입산의 시장 점유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국내 축산 농가는 경쟁력 제고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국내 농업계의 맏형 농협중앙회는 '축산 수출' 분야에 대한 투자를 크게 늘리기로 했다. 시장개방 파고에 따른 국내 축산업의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삼아 세계 시장에서 국내 축산물의 지위를 본격적으로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농협중앙회는 최근 2016년까지 축산물 수출액을 현재 400만 달러에서 5,000만 달러로 확대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이를 위해 축산농가의 사료원료 수급 체계를 안정화하고 방역시스템을 강화하는 한편, 유제품·돈육가공품 등의 분야에서 수출 신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협동조합형 패커를 집중적으로 육성해 축산물 유통 체계를 줄이고 수입산과의 경쟁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농협중앙회는 우선 축산 농가가 안정적으로 생산에 전념할 수 있도록 사료원료 수급 체계를 강화한다. 이 같은 방안의 일환으로 최근 인도네시아 람풍 지역에 1,200만 달러를 투자해 현지 가공공장을 인수했으며, 연간 5만 톤의 타피오카를 축산 농가의 사료원료로 가공·생산해 국내에 공급하기로 했다.

더불어 내년부터는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을 교두보로 동남아산 사료를 중단단계 없이 국내 축산농가에 직공급 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이 같은 인프라 마련을 통해 농협계통 사료의 시장점유율도 2016년까지 35%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축산농가의 사료 가격 인상요인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우·한돈의 청정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방역시스템도 강화한다. 농협의 공동방제단을 현행 400개에서 450개로 확대 편성하고 방역이 취약한 소규모 축산농가의 무료 소독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농협중앙회는 이 같은 국내 축산 농가 생산 시스템 안정에 이어 수출 신시장 개척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든다.

최근 축산 강국과 FTA가 잇따라 체결되고는 있으나 미국 농업부의 국내산 기금육가공품 수입허용(3월), 세계동물보건기구(OIE)로부터의 구제역 청정국 지위 확보(5월 예정) 등 수출에 호재가 되는 반가운 소식들도 들려오고 있다. 이에 따라 농협중앙회는 농협 계열사들이 모여 상품개발, 마케팅 및 홍보, 수출시장 개척 등을 공동으로 수행할 '농협축산물수출협의회'를 구성해 운영하고 수출 과정에서 생기는 제도적 문제들은 정부에 적극적으로 건의해 나가기로 했다.

국가별 특성에 따른 맞춤형 수출 전략도 세운다. 예를 들어 중국과 홍콩에는 우유 및 유제품을, 미국과 일본에는 삼계탕은 집중적으로 수출하는 시스템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수출활성화 자금도 100억원을 신규로 마련해 1년 무이자 형태로 축산물 수출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강화한다.

국내 시장에서는 한우와 한돈이 수입산과의 경쟁에서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유통혁신을 추진한다. 이는 농협중앙회 주도로 유통단계를 줄인 저렴한 우리 축산물을 시장에 내놓는 것이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농협안심축산에서 생산하는 안심한우와 안심한돈의 점유율이 현재 각각 13%와 7%인데 2016년까지 각각 37%와 25%로 시장 점유율을 높일 계획"이라며 "도축 가공 유통에 대한 인프라 확충을 통해 농협 중심의 축산물 유통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이를 위해 농협중앙회는 양돈농협에도 운영자금과 도축장 건립을 위한 자금을 지원함으로써 농협안심축산과 함께 생산-도축-가공-유통 전과정의 일관 체계를 갖춘 협동조합형 축산물 패커를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유통 과정들이 하나로 모이게 되면 가격 경쟁력은 자연스레 확보된다는 것이 농협중앙회의 판단이다.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축산물 유통채널에도 신개념의 판매 기법을 도입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추진한 '칼 없는 정육점'이 대표적인 사례다. 칼없는 정육점이란 대형마트 등 유통점에서 소포장된 완제품의 축산물을 농협으로부터 공급받아 쇼케이스에 진열해 판매하는 새로운 유통 채널이다. 쇼케이스만 있으면 일반마트에서도 정육 기술자나 시설이 필요 없이 정육코너 운영이 가능해진다. 농협은 현재 200개 수준인 칼없는 정육점을 2016년까지 450개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농협은 이와 더불어 '안심축산 e-고기장터'를 오는 상반기 중 개장해 대량 수요처 등 도매 유통점에 대한 IT융합형 직거래사업(B2B)에 새롭게 진출하기로 했다. 이 사업에 따른 매출액도 2016년까지 300억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농협이 진출해 한우 부분육 유통을 활성화 할 것"이라고 밝혔다.











농촌 체험 테마파크로 놀러오세요

농협중앙회는 최근 농축산물 유통·수출뿐만 아니라 농협의 특성을 활용한 엔터테인먼트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경기도 안성에 위치한 '안성팜랜드'가 농협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다. 이 곳은 수도권에서 농촌의 체험을 할 수 있는 복합형 테마파크로서 시민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농협은 올해 개장 3년차를 맞이한 안성팜랜드를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 축산테마파크로 육성해 축산 분야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정착시킬 계획이다.

총 128만7,000㎡ 규모로 조성돼 있는 안성팜랜드는 목장과 초원이 펼쳐져 있으며 도심에서는 직접 보기 힘든 가축과 함께 가족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다. 특히 안성팜랜드 체험목장은 다양한 가축들과 함께하는 목장을 체험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말, 염소, 양, 사슴, 당나귀 등과 함께 걷고 뛰고 먹이도 주면서 아이들에게 이색체험을 제공한다. 투호, 널뛰기, 굴렁쇠, 디딜방아 등 전통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과 전통 농기구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체험박물관도 있다. 소 방목장에서는 다양한 소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장면도 볼 수 있으며 야외 체험 승마장에서는 말도 직접 타 볼 수 있다. 이밖에 2인승 자전거를 타고 팜랜드를 둘러볼 수 있고 국궁 체험장에서는 우리 전통활을 직접 쏴 보고 활, 연, 바람개비 등의 만들기 체험도 가능하다. 최근에는 드라마나 영화 촬영장소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농협은 2018년까지 110억원을 추가로 투자해 다양한 체험시설과 놀이시설 등 제반 인프라를 더 확충할 계획이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안성팜랜드에 다양한 분야의 이벤트와 아이템을 개발해 찾아가고 싶은 명소로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