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다공증을 예방하기 위해 의사들은 우유를 하루 3잔 마시라고 권한다. 맑은 피부를 원하는 여성들에게 역시 전문가들은 우유 마시기를 권한다. 과연 골다공증 예방과 맑은 피부 유지에 우유가 답일까. 과학전문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프랑스출신 저자는 충격적이게도 우유를 마시면 반대의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 송아지가 태어나 1년 동안 몸무게가 150㎏이상 늘어나게 하는 우유를 인간이 많이 마시면 과체중, 당뇨병 위험, 유방암, 알레르기 등 만성질환을 유발ㆍ악화 시킨다는 것. 또 우유에 포함된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등 여성호르몬은 유방에 위험하며 우유의 성장인자는 전립선암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그렇다면 왜 많은 사람들은 우유를 완전식품이라고 믿게 됐을까. 1950년 유럽 낙농업계의 정부 로비로 우유가 급식으로 제공돼 아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았고, 세월이 지나면서 사람들은 최면에 걸렸다고 저자는 분석한다. 특히 1950년대 유럽에서는 설탕을 듬뿍 탄 우유를 하루에 두잔씩 마시라는 영양지침을 내 놓기도 했다. 1970년 유럽 낙농업계에는 또 한번의 희소식이 날아들었다. 폐경기 여성들의 골다공증이 심각해지면서 칼슘 섭취가 필요하다는 진단이 그것이다. 이후 대중은 칼슘섭취를 위해서는 우유가 필수라는 게 상식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결과는 반대였다. 한 조사에 따르면 연간 250㎏의 유제품을 마시는 미국인이 우유를 마시지 않는 중국인 보다 대퇴부 경부 골절 빈도가 6배 더 높게 나타났다. 우유가 뼈를 더 튼튼하게 만들어준다는 근거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책은 프랑스와 유럽의 실정을 중심으로 우유의 유해성을 고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지만, 서구식단을 따라가려는 한국인의 밥상에도 영향은 있을 법하다. 책 말미에는 칼슘섭취를 위해서는 우유만 고집할 필요가 없다며 음식별 칼슘량과 섭취량을 자세하게 알려준다. 또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책을 덮고 나니 우유를 당장 끊어야겠다는 생각과 따끈한 우유를 듬뿍 넣은 밀크티 한잔의 유혹이 엇갈린다. 1만 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