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유통망 대대적 혁신… "백화점까지 확대"

■ 이마트 가격혁명 선언 파장<br>마케팅 비용등 축소 '가격 낮추고 품질은 좋게' <br>경쟁할인점 확대예상속 제조업체 대책없어 고심


납품업체 "PL 제조사 전락하나" 긴장 ■ 이마트 가격혁명 선언 파장PL상품 해외서 개발·생산 '값 낮추고 품질은 좋게'식품·생필품업계등 "PL 제조사로 전락하나" 긴장 김현수 기자 hskim@sed.co.kr 신세계 이마트의 가격혁명 선언은 크게 두가지 측면에서 주목할 만하다. 우선 국내 최대의 할인점이라는 자신감을 근거로 가격혁명을 주도해 궁극적으로 제조업체에 대해서도 가격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 또 다른 하나는 신세계 이마트의 가격혁명이 이제 시작으로, 이마트뿐 아니라 신세계백화점에도 가격정책에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는 정재은 신세계 명예회장이 지난 2일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특강에서 "일시적인 가격인하가 아닌 근원적이고 혁명적인 가격정책을 추진하라"고 주문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유통단계의 획기적인 개선 ▦글로벌 소싱 확대 ▦합리적인 소비문화 선도라는 3대 방향을 제시했다. 이 같은 주문 후 첫 작품이 16일 발표한 이마트의 가격혁명 선언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가격혁명, 백화점 등으로 확산=이날 발표한 이마트 PL상품 전략의 특징은 원가구조상의 비용 축소와 유통단계 축소. 신세계는 이러한 가격혁명을 유통 계열사 전체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PB상품의 글로벌 아웃소싱 등을 통해 신세계의 공급체인망 자체를 글로벌화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신세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백화점도 PL상품을 해외에서 개발해 공급하고 해외 유명 브랜드를 직접 들여오는 등 유통망 혁신을 통해 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출 방침"이라고 말했다. 백화점의 가격혁명은 우선 PB상품의 글로벌 아웃소싱에서 시작된다. 의류의 경우 이탈리아ㆍ프랑스ㆍ스페인을 비롯한 해외 유명 디자인 거점에서 개발한 상품을 국내보다 생산가격이 낮은 중국ㆍ베트남 등에서 생산해 백화점에 공급한다는 것이다. 물론 품질은 신세계가 보증한다. 유명 해외 브랜드의 직수입 및 병행수입도 과감하게 추진해 백화점 내 편집매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과거 명품 브랜드의 경우 재고가 문제였지만 여주 신세계첼시 아웃렛에서 재고처리가 가능한 만큼 과감한 명품 직수입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식자재 및 외식 업체인 신세계푸드도 가격혁명에 뛰어든다. 해외 식자재 수입에 있어 기존글로벌 메이저 식품 회사 등을 거치지 않고 직수입으로 가격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알래스카 연어선단과 직접 거래를 맺어 직수입하고 바나나나 열대과일도 델몬트 등 글로벌 메이저 업체를 통하지 않고 해외 산지 농장과 직거래로 수입해 백화점과 이마트 등에 공급할 계획이다. ◇식품ㆍ생필품업계 긴장=이마트가 PL상품 출시로 가격을 줄이겠다고 발표하자 생필품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물론 기존에도 이마트를 비롯한 할인점의 PLㆍPB제품들과 경쟁을 벌였지만 이번에는 차원이 다르다는 입장이다. 식음료업계의 한 관계자는 "결국은 이마트의 PL 브랜드로 살아남든지 아니면 이마트에는 얼씬도 하지 말라는 소리나 마찬가지"라며 "가뜩이나 소비경기 침체로 이익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식품업계 전체가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식품업계 관계자는 "PL 제조회사로 전락할 경우 할인점에 의지하며 연구개발과 투자에 소홀하게 될 것"이라면서 "추가적인 상품 개발을 하지 않은 상황에서 할인점과의 계약마저 끊길 경우 회사는 생존기반을 잃게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마트 측은 가공식품 및 일반 생활용품 업체들의 반발은 이미 예상하고 있는 문제라고 강조한다. 하광옥 이마트 상품 본부장은 "기본적으로 국내 브랜드들과 동반자적인 관계지만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는 PL상품을 확대해야 하는 만큼 가공식품이나 일반 생활용품 업체들과 충돌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식음료업계는 이마트에서 시작한 PL상품 확대가 롯데마트ㆍ홈플러스ㆍ홈에버 등 다른 할인점으로 확대되며 상품 가격인하를 강하게 요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품질이 우수한데 가격이 쌀 수가 있겠느냐"고 반문하면서 "세계적으로 까다롭기로 유명한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제품력ㆍ전문성ㆍ맛 등을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입력시간 : 2007/10/16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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