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외국인 잔치로 끝난 증시

외국인투자자들이 올해 상장기업들로부터 받게 되는 배당금이 3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경기침체의 여파로 기업실적은 지난해에 비해 다소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외국인투자자들이 받게되는 배당금은 지난해 2.1조원보다 40%이상 늘어나게 되는 셈이다. 외국인투자자들에게 돌아가는 배당금이 이처럼 크게 늘어나게 된 것은 외국인투자자들이 삼성전자를 비롯한 우량기업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외국인투자자들은 올해 이들 우량기업을 중심으로 13조원 이상 주식을 사들였고 삼성전자 포스코 현대자동차 국민은행 KT등 5개 기업으로부터 받는 배당금만 1조2,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기업의 투자여력과는 상관없이 고배당 압력을 행사하는 외국인투자자들이 많은 것도 외국인에게 돌아가는 배당금이 크게 늘어난 원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다 시세차익까지 감안하면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들은 막대한 수익을 챙긴 것으로 여겨진다. 국내 자본시장의 개방이후 국내 증시는 사실상 외국인투자자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외국인투자자들이 막대한 배당금과 시세차익을 챙기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 할수 있다. 투자 수익률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국내증시의 매력을 높여 투자 유입을 촉진함으로써 국내 증시 발전에도 기여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국내 증시가 지나치게 외국인투자자에 의해 좌지우지되거나 단기이익 추구차원에서 고배당 압력을 행사하는 외국인투자자의 비중이 높은 것이 반드시 바람직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주주중시 경영이란 측면에서 기업들이 투자자들에게 고배당을 실시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무리한 고배당은 기업의 투자여력을 감소시켜 중장기적으로 기업가치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증시에 들어와있는 외국인투자는 거의 대부분 단기 수익 극대화를 추구하는 펀드들이라는 점에서 자칫 기업이윤의 해외유출이 과도하게 이뤄질 우려도 없지 않다. 이 같은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육성을 통해 증시가 지나치게 단기수익을 추구하는 외국자본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국내 투신사의 구조조정을 조속히 마무리 지어 기관투자가로서 기능을 할수 있도록 하는 한편 국민연금을 비롯한 각종 연기금의 주식투자를 활성화하는 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 국내 증시가 외국인투자자들의 잔치로만 끝나는 일이 되풀이 돼서는 건전한 자본시장의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임석훈기자 sh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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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석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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