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 부자는 보유 중인 현대글로비스 주식 1,627만1,460주(43.39%) 가운데 502만2,170주(13.39%)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하는 데 성공했다. 국내와 해외 기관투자가가 절반 정도씩 물량을 받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 가격은 전날 현대글로비스 종가인 23만7,000원보다 2.7% 낮은 주당 23만500원으로 결정됐다. 이번 지분 매각으로 정 회장 부자는 1조1,500억원 수준의 현금을 확보했다.
업계에서는 블록딜 성공의 배경으로 가격 메리트를 꼽았다. 연기금의 한 고위 관계자는 “한달 전 거래를 시도했을 때에 비해 주당 매각가격이 5만원 이상 떨어졌다”며 “20만원 초반대 가격이면 충분히 메리트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 회장 부자가 잔여 지분에 대한 보호예수 기간을 늘린 점도 투자 매력을 높였다는 분석이다. 정 회장 부자는 이번 거래 조건으로 보호예수 기간 720일을 제시했다. 이는 지난 한달 전 거래 당시 보호예수 기간 180일에 비해 대폭 늘어난 수치다.
한편 정 회장 부자는 오는 14일부터 시행될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할 수 있게 됐다. 지분 매각에 성공하면서 총 보유 지분이 ‘30%-9주’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개정 공정거래법은 대기업 집단의 계열사가 총수와 친족 지분이 30% 이상인 기업과 특혜성 거래를 하면 총수나 해당 계열사에 과징금을 부과토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