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현대중공업 노조 파업 찬반투표 찬성으로 가결

노사 내일 교섭 재개… 당장 파업은 없을 듯

현대중공업 노조 파업 투표 가결…파업 대신 일단 대화

현대중공업 노조의 파업 찬반투표가 가결됐다. 파업을 위한 모든 조건은 갖추었지만 노사가 24일 교섭을 재개키로 해 당장 파업에 돌입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22일 오후 울산 본사 사내체육관에서 실시한 파업 찬반투표 개표 결과 전체 1만7,906명 가운데 1만313명(57.6%)이 투표, 1만11명(재적 대비 55.9%) 찬성으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노조는 당초 지난달 23일부터 4일간 투표하려 했으나 “회사가 투표를 방해한다”며 투표 일정을 무기한 연기, 만 한 달을 채우며 찬반투표를 벌였다.


회사가 지난 2·4분기 1조1,037억원의 영업손실로 사상 최악의 적자를 기록한 상황으로 올해 교섭에서 현 집행부의 요구안이 받아들여지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 보고 있다. 회사가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조직개편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여론을 거스르며 파업에 돌입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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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다 하더라도 출구 찾기가 힘든 상황이다. 현대중공업은 2만8,000여명의 직원과 함께 3만9,000여명의 협력업체 근로자가 현장에서 일하고 있다. 조합원은 1만8,000여명이다. 조합원의 배가 넘는 협력업체 근로자가 함께 있는 상황인데다 조선업종은 자동차처럼 파업 효과가 당장 나타나지 않는다. 초기 저조한 투표율을 한 달 간 연장해 50%를 넘긴 것에서 드러나듯 참여 인원이 적어 무기력한 파업이 될 가능성도 있다.

이 회사는 지난 1994년 파업을 겪은 뒤 19년 동안 무분규로 임단협을 마무리했다. 1996년엔 파업 찬반투표가 가결됐으나 동력이 약해 실제 파업에 들어가지 못했다. 2001년엔 올해처럼 투표일을 연장해 파업 찬반투표를 벌였으나 저조한 참여율로 무산된 바 있다.

일단 노사는 교섭을 재개하기로 했다. 노조가 요구한 ‘조합원 찬반투표 방해에 대한 사과 요구’를 회사 측이 개표 전 받아들이고 사과하면서 24일 교섭 재개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9월 19일 추가 협상이 무산된 뒤 한 달여 만이다.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임금 13만2,013원(기본급 대비 6.51%) 인상 △성과금 250%+α △호봉승급분 2만3,000원을 5만원으로 인상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등을 50여 가지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회사 측은 현재까지 △기본급 3만7,000원 인상(호봉승급분 2만3,000원 포함) △생산성 향상 격려금 300만원 △경영목표 달성 격려금 200만원 지급 △2015년 1월부터 정년 60세 확정 △사내 근로복지기금 30억 출연 △노동조합 휴양소 건립기금 20억 출연안 △월차제도 폐지 등을 내놓은 상태다.

회사 관계자는 “노사가 다시 만난 만큼 격의 없는 대화를 통해 올해 임단협이 잘 마무리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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