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참사 뒤 보험사에서 유족에게 지급하는 1인당 사망보험금이 해마다 큰 폭으로 늘고 있다. 대형참사를 겪을 때마다 보험가입자가 증가하고 소득수준 향상과 함께 고액 보험금에 가입하는 사람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16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93년 부산 구포 열차사고 이후 총 8건의 대형사고에서 사망보험금을 기준으로 생명보험 지급액을 조사한 결과 부산열차 사고에서 2,407만원에 그쳤던 1인당 보험금이 지난 2002년 중국민항기 추락사고에서는 1억6,428만원으로 7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생보협회는 이번 조사를 위해 부산구포 열차사고(93년), 아시아나기 추락사고(93년), 서해훼리호 침몰사고(93년), 성수대교 붕괴(94년), 삼풍백화점 붕괴(95년), KAL괌 추락사고(97년), 중국민항기 추락사고(2002년), 대구지하철 참사(2003년) 등 대형사고의 1인당 평균 보험금액을 비교했다. 93년 부산열차 사고에서 사망했던 38명에게는 총 9억 1,465만원이 지급됐으며 지난해 4월 중국항공기 사고에선 총 50명에게 82억1,397만원이 주어졌다. 총 지급보험금 규모가 가장 많았을 때는 지난 95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로, 총 272명에게 144억2,361만원이 지급됐다.
생보협회 관계자는 “대구지하철 참사의 경우 총 198명(추정)의 사망자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54명을 기준으로 보면 44명이 생명보험에 가입돼 1인당 7,827만원이 유족에게 지급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사고의 피해자는 노약자와 학생이 많아 항공기 사고에 비해 비교적 보험금이 적다”고 말했다.
<이연선기자 bluedash@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