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쇼핑몰이 남대문시장보다 커진다」다윗이 골리앗을 이긴 것처럼, 이 말이 실현될 날도 멀지 않아 보인다. 사이버시장인 인터넷 쇼핑몰은 그만큼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이 국내에서 첫선을 보인 것은 정확히 3년전인 96년 6월. 지금은 인터넷 쇼핑몰이 자그만치 700여개를 넘는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재래시장은 점포수 1만여개의 남대문시장. 그러나 남대문시장의 점포수보다 많은 인터넷 쇼핑몰이 사이버공간에서 자리잡을 날은 그리 멀지 않았다. 사이버 시장이 현실시장에 강력히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 쇼핑몰은 자고나면 신기술이 튀어나오고, 정부도 제도적으로 적극 지원하고 있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발빠른 사업자들은 소프트웨어나 네트워크 장비 같은 첨단기술분야 뿐만 아니라 소매업과 같은 전통적인 시장분야에까지 깊숙히 침투해 들어갔다. 요즘 인터넷 쇼핑몰에 가면 구하지 못하는 것이 없다. 목욕용품, 골프용품, 외국어 테이프, 인형, 꽃배달서비스 등
「시장에 좌판 늘어나듯」 갈수록 상품이 다양해지고 있다.
97년 5월 문을 연 종로서적의 쇼핑몰(WWW.BOOK.SHOPPING.CO.KR). 현재 월 평균 1억원의 매출을 올린다. 이는 종로서적의 전체 매출액의 30분의 1 정도. 결코 적지 않은 비중이다. 종로서적은 현재 2만5,000여종의 서적을 쇼핑몰을 통해 판매한다. 주문후 3일이면 책을 배달해 준다.
국내 최대 백화점인 롯데백화점의 쇼핑몰(WWW.LOTTE.SHOPING.CO.KR)은 96년 사업 첫해 매출이 3억6,000만원에 불과했다. 지난해는 25억5,000만원으로 늘어났고 올해는 40억원을 넘을 것으로 백화점측은 예상한다. 회원제로만 운영하고 있는 롯데의 사이버 쇼핑몰은 회원만 18만명. 롯데카드로 물건을 구매할 경우 5%의 할인혜택도 준다.
인터넷 쇼핑몰의 등장은 유통구조에 커다란 변화를 몰고올 것으로 보인다. 일부 쇼핑몰은 동네마다 있는 책방을 체인점으로 연결했다. 고객이 인터넷으로 책을 사면 곧바로 가까운 서점이 책을 배달해주는 「스피드화」를 실현하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은 아직은 넘어야 할 관문이 많다. 우선 음식이나 옷 등 소비자가 직접 먹어보거나 입어보고 구매하는 품목은 사이버 시장에서는 한계가 있다. 또 대금 결제 때문에 신용이 약한 회사가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할 경우 어려움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지난 2월까지 무려 120개 업체가 폐점했다.
그러나 사회의 패러다임은 정보화로 바뀐다. 현재 드러나는 갖가지 미시적인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쇼핑몰은 그리 멀지 않은 장래 유통의 지배적인 패러다임으로 등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예측하고 있다. /백재현 기자 JHYU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