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증권산업 규제방식을 사실상 네거티브시스템(허용할 수 없는 영역이나 상품만 규제하는 방식)으로 전환한다는 소식으로 증권주들이 일제히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증권업 육성에 대한 의지 확인으로 투자 심리가 호전되면서 증권주가 모처럼 만에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그간 규제 완화에 대비해 역량을 키워온 증권사만이 수익성 개선 효과가 예상돼 수혜 대상은 몇몇 대형사에 한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향후에도 중소형사, 대형사 가릴 것 없이 무차별적으로 주가가 상승하기는 어렵다며, 대형사와 특화가 가능한 중소형사 위주의 투자를 주문했다.
◇대형사 중심 수혜=신탁업 겸업 허용, 신종 파생상품 취급 가능 등 업무영역이 확대됐지만, 긍정적 효과는 대형 증권사에 국한될 전망이다.
손현호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규제가 완화된다 해도 증권사들의 준비와 능력이 아직 부족하고, 금융소비자들의 증권사에 대한 신뢰도도 다른 금융기관에 비해 낮아 제도 개선이 당장 증권사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일부 대형사만이 혜택 을 볼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용화 대신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중ㆍ소형 증권사도 장외파생상품 취급 기준(자기자본 3,000억원) 삭제로 관련 상품을 취급할 수 있게 됐지만, 시스템 마련이나 인력 충원 등 경쟁력에서 우위에 설 수 있을 지는 의문”이라며 “특화가 어렵다면 규제 완화에 따른 수익성 개선은 대형사의 몫”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유가증권 규정의 네거티브화 전환 등 추가 조처가 예상돼 증권 산업 전망은 괜찮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추가 상승 가능하나 한정적=이철호 동원증권 애널리스트는 “증권주들이 PBR이 낮은 상황인 만큼 상승 메리트는 있다”면서도 “단기에 급등한 만큼 어느 정도 숨고르기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조치가 증권주에 긍정적이지만 단기간에 증권사들의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되기는 어렵다”며 증권업종에 대한 중립의견을 유지했다.
조 애널리스트도 “경영악화와 구조조정 위기로 내몰릴 수 있는 중ㆍ소형주는 상승세를 지속하기 힘들다”고 전망했다. 메리츠증권도 “단기모멘텀은 되겠지만, 장기 추세로의 전환은 시기상조”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