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증시 금융구조조정에 달렸다

증시 금융구조조정에 달렸다지수 800선 붕괴 원인과 전망 유동성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무산되면서 증권시장은 냉엄한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 지수 800선이 무너지면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증권시장이 상승의 모멘텀을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연말까지 증시는 경기정점 논쟁, 제2차 구조조정과 부실기업 퇴출문제로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5월 말 이후 전개된 반등국면이 마무리되고 하락세로 전환된 근본적인 원인은 구조조정 지연과 정책의 표류였다. 금융시장 안정대책을 준비했지만 투신권 비과세 펀드는 국회 법안처리가 무기한 연기됐고, 10조원의 채권형 펀드 조성액은 3조원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중견기업의 자금난 해소를 위해 발행예정이던 프라이머리 CBO펀드는 1차분 발행도 연기된 상태다. 금융시장 안정대책에 따라 증권시장이 선행적으로 움직였지만 안정대책의 실현이 불투명해지면서 표면상 국고채 등 채권금리의 연중 최저치 행진에도 불구하고 자금시장이 다시 난기류에 휩싸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당초 기대와 달리 투신권으로의 자금유입이 지연됨에 따라 기관투자가들의 주식매도 행진이 다시 이어지고 있고 미국시장에서 대두되고 있는 반도체 정점논쟁에 따라 외국인의 순매수 폭도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단기적으로 거래소시장은 이러한 수급상의 어려움으로 인해 직전에 기록한 850포인트의 고지를 다시 접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오히려 시장의 새로운 지지선을 찾아가는 움직임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 보수적인 시장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코스닥시장도 미숙한 벤처정책의 후유증이 본격화되면서 힘을 잃어가고 있다. 선발 벤처기업들은 자금확보에 성공했지만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고 후발 벤처기업들은 코스닥시장 침체와 창투사의 투자 기피로 자금을 얻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따라 차제에 벤처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한편 연말까지 중기적인 시장흐름을 좌우할 변수는 크게 두가지로 볼 수 있다. 하나는 경기정점 논쟁에 이은 경기 연착륙 여부이며, 다른 하나는 금융권 구조조정과 맞물린 부실기업의 퇴출문제다. 증시 전문가들은 우선 연말까지 정부의 금융권 구조조정이 어느 정도로 진척되느냐에 따라 시장의 흐름이 크게 바뀔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구조조정과 병행될 수밖에 없는 부실기업의 퇴출문제는 증시에 새로운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상장기업의 상당수가 이자비용을 부담하지 못하고 있다는 최근의 분석에서 보듯이 부실기업 모두를 살리는 정책은 이미 실효성을 상실했다. 정부가 워크아웃을 사실상 폐지한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경기정점 논쟁도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우리 경기가 1분기에 이미 정점을 지났다고 발표한 바 있다. 경기정점 이후 주가가 약세로 전환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다만 경기 연착륙에 성공할 경우를 상정할 수 있지만 금융권 구조조정이 성공적으로 수행되지 못한다면 경기 연착륙도 불가능하다는 것이 증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하지만 증시에 긍정적인 변수도 있다. 우리 증권시장과 동조화된 주가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미국의 경기 연착륙 성공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이 경우 우리시장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변수로 해석된다. 따라서 연말까지 증권시장은 직전에 기록한 850포인트를 고점으로 직전 저점인 650포인트를 재차 확인하는 과정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단계 낮아진 주가 수준에서 새로운 시장흐름의 전환을 위한 진통을 겪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증시 전문가들은 M&A 관련주와 재료보유주·자산가치 우량주 등을 중심으로 제한적인 시장대응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코스닥시장은 전형적인 하락추세 국면을 연출하고 있다. 지난 3월9일 292포인트를 정점으로 하락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당분간 코스닥시장은 5월24일의 저점 110포인트의 지지 여부가 최대의 현안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외국인 투자가의 매매비중이 크게 줄어들었고 미국시장의 닷컴기업 거품논쟁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어 하락추세대를 벗어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무상 증자 등 공급물량은 현격히 줄어들었지만 신규 상장이 계속되고 있어 공급물량에 따른 부담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시가총액 상위 기업의 실적호전이 재료로 부각되고 있어 주가하락 과정을 거친 후 시장 선도주의 형성 움직임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코스닥시장에서는 내재가치를 중심으로 새로운 투자전략을 수립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 증시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조영훈기자DUBBCHO@SED.CO.KR 입력시간 2000/07/19 17:17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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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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