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찬수 서울증권 회장이 자신의 보유지분 전량을 유진기업으로 넘기기로 하면서 서울증권 지분경쟁이 새 국면을 맞게 됐다. 기존 ‘서울증권 대 한주흥산’ 경쟁이 ‘유진기업 대 한주흥산’으로 바뀌게 된 것. 특히 유진기업이 지분인수와 함께 경영권을 확고히 지키겠다는 의지를 천명한데 대응해 한주흥산도 예정대로 지배주주변경 신청 및 추가지분을 인수하겠다고 밝혀 치열한 2차 지분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증권은 18일 서울증권 최대주주인 강 회장이 자신 소유의 보통주 1,282만2,527주(지분율 4.9%)와 향후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행사로 취득할 수 있는 보통주 539만주 등 총 1,821만2,527주를 주당 1,600원에 지배주주 변경 등에 관한 승인을 받는 조건으로 유진기업에 넘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스톡옵션 물량은 강 회장이 옵션을 행사해서 주식을 받은 후 유진기업에 양도하게 된다. 강 회장은 “향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 등 업계 환경변화를 감안할 때 대주주가 개인인 경우 자금력 면에서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서울증권의 대주주가 되고자 접촉해 온 상대방 중에서 서울증권의 미래와 발전을 위해 유진기업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유진기업이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지배주주 변경 등에 관한 승인을 받게 되면 기존 보유주식 141만주를 포함, 총 1,423만2,527주(지분율 5.4%)를 확보하게 돼 서울증권의 최대주주가 된다. 유진기업 관계자는 “지배주주 변경 승인 신청과 관련, 현재 감독 당국과 협의 중에 있다”며 “승인이 날 경우 3영업일 이내에 1,282만여주를 취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강 회장도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메일을 통해 “유진기업이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수준의 추가적인 지분을 매입할 것”이라고 말해 유진기업이 강 회장 지분 외에 추가 지분 확보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서울증권 지분 1,313만6,620주(지분율 5%)를 보유, 2대주주에 올라있는 한주흥산도 곧 지배주주 변경 승인 신청을 한다는 방침이다. 한주흥산 관계자는 “유진기업의 지분 인수는 지난주에 이미 알고 있었던 만큼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며 “지배주주 변경 승인 신청과 관련해서는 기존 절차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무더위가 가기 전에 지배주주 변경 승인을 신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진기업 및 한주흥산이 서울증권 지분 추가 매입 입장을 밝히면서 서울증권 주가는 지수 급락 속에서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주가는 2.86% 오른 1,440원으로 마감하며 6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한편 강 회장이 지분 매각 대상으로 금융업과는 무관한 유진기업을 선정한 것은 대표이사 직을 유지하기 위한 방안일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강 회장은 지분 매각 후에도 향후 2년간 전문경영인으로 서울증권의 대표이사 직을 수행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국내 및 외국계 은행이 서울증권 지분 매입을 위해 접촉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강 회장이 유진기업에 먼저 지분매각을 제의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