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한중일 바둑 영웅전] 구리의 의도는 빗나갔다

제3보(43∼58)<br>●구리 9단 ○이세돌 9단 <제3회 BC카드배 결승5번기 제4국>



흑43으로 잡지 않을 수 없다. 참고도1의 흑1로 버티는 것은 백2 이하 8로 살아 흑의 불만이다. 이세돌은 백44로 두어 귀의 흑을 접수할 태세를 갖추었다. 흑45로 저항한 것은 필연. 결국 이 난해한 전투는 패라는 결론이 나왔다. "패도 안 내주고 몽땅 잡으려 했던 구리의 의도는 일단 빗나갔습니다."(김만수) 백50으로 따내어 패는 순식간에 끝났다. 백은 우하귀를 모두 차지하여 20집 정도의 실리를 챙겼고 흑은 좌하귀를 관통하여 막강한 세력을 쌓았다. "흑이 두터워 보이는데요. 한번은 받아주는 게 나았을 것 같아요."(박지은) 박지은이 타이젬에 참고도2의 백8로 받아주는 그림(9는 5의 자리. 12는 6의 자리.)을 진작에 제시해놓고 있었다. 그러나 이세돌은 그 코스보다 실전의 진행을 선택했다. 이것으로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었다. "단순히 패의 득실만 가지고 판단하면 흑이 좋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백은 기회를 보아서 중앙의 백 한 점을 살리면서 흑대마를 공격할 권리를 가지고 있어요. 그러니까 이 바둑에서는 백이 도리어 유망한 절충이었다는 얘기가 되는 것이지요."(김만수) 백이 A로 기어나오면 그 오른쪽의 흑 6점이 곤마로 몰릴 것이다. 그 백 한 점은 엄청난 요석이다. 백이 과연 그 수순을 얻을 수가 있을까.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