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정부 '경제위기론' 잇단 반박…경제 전문가 시각은

"대선의식 지나친 낙관적 진단 경제정책 포커스 잘못 인식을"<br>"거시경제 지표만 보지말고 무한경쟁 기업인들의 지적 중장기적 관점서 고려해야"

“재계가 자신 있다고 하는 게 더 위험한 일이다. (경제위기론에 대한) 반박의 대상이 잘못됐다.”(이지순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정부가 재계 등에서 제기하고 있는 경제위기론에 대해 강하게 역공을 펴는 데 대해 경제 전문가들은 ‘맥을 잘못 짚은 대응’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또 “단기위기론은 적절치 않다”는 정부 입장에 대해서도 “대선을 의식, 경제를 둘러싼 악재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적인 진단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 같은 지적은 정부가 최근 제기된 경제위기론에 대해 여느 때보다 강한 역공에 나서면서 제기됐다. 김영주 산업자원부 장관이 ‘주몽과 중ㆍ일 샌드위치론’이라는 글을 통해 반박한 데 이어 하루 뒤인 22일에는 조원동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이 ‘재계원로 발언과 경제위기론’을 통해 맞섰다. 김석동 재경부 차관 역시 이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작심한 듯 경제위기론을 반박했다. 김 차관은 “정부는 단기적으로 시스템 위기로 인한 위기론에 대해 동의하지 않으며 금융시장의 위기 등으로 인한 경제위기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제위기론을 일축했다. 또 “우리 경제에 대해 단기적 위기론을 제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으며 과거와 같은 토대 위에서 단순한 불안감을 나타내는 것은 한국 경제의 현실적인 위상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데 따른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특히 제2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부실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부실화 가능성도 낮고, 또 일부 부실화되더라도 경제에 미치는 파장은 적다”고 못박았다. 하지만 기업의 위기의식을 놓고 정부 관료들이 조직적인 대응을 하는 것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다. 반박 대상이 잘못됐다는 것이다. 이지순 교수는 “기업이 호들갑을 떤다고 문제 삼는데, 오히려 삼성과 현대차 등이 자신 있다고 말하는 현상이 더욱 위험한 것 아니냐”며 “솔직히 양극화 해소, 균형발전 추진 등 정부가 내세운 경제정책의 포커스가 잘못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LG경제연구원은 “올해 대출만기가 되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무려 51조9,000억원이나 되는데다 올해부터 원금분할 상환이 시작되는 주택담보대출 규모도 49조6,000억원에 이른다”며 부실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또 엔캐리트레이드 청산,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확산 등 국제금융시장을 둘러싼 리스크도 언제든지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여기에다 산업생산ㆍ설비투자 등 산업활동지표나 경제 참여자들의 심리지표 역시 좋지 않은 등 경제전반의 흐름이 낙관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는 거시경제지표를 보기 때문에 기업이 느끼는 무한경쟁을 체감하지 못할 수 있다”며 “기업인들의 지적을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고려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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