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지갑 여는 중산층 추석 경기 살렸다

백화점 등 선물세트 판매

작년보다 10% 이상 늘어


중소기업 부장인 박영진(가명)씨는 이번 추석 때 큰형 집에 30만원짜리 백화점 한우 세트를 들고 갔다. 가격이 다소 부담스러웠지만 지난해 추석과 설에 과일만 선물했던 게 내심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박 부장은 "그간 개인적 형편 때문에 장남 노릇 하느라 힘든 형에게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그래도 이번 추석에는 상여금도 나오고 해서 모처럼 좋은 선물을 골랐다"고 말했다.

우리 경제의 허리인 중산층이 돌아오고 있다. 전반적인 소비심리가 회복됐다고 보기에는 이른 감이 없지 않지만 이번 추석 전후로 부유층에 이어 중산층의 씀씀이가 커졌다는 게 유통업계의 공통적 진단이다. 실제 주요 백화점들의 추석 대목 기간 선물 판매실적이 중산층 소비에 힘입어 일제히 크게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유통업계는 모처럼 살아난 소비의 불씨를 이어가기 위해 추석 직후부터 중산층을 겨냥해 일제히 대대적인 판촉행사에 나설 계획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이 지난달 22일부터 지난 7일까지 17일 동안 전국 점포에서 진행한 추석 선물세트 현장판매 실적이 전년 추석(9월2~18일) 대비 15.6% 신장했다. 특히 중산층이 지갑을 열면서 30만~40만원대의 굴비·한우 선물세트 등이 많이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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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백화점 역시 추석 기간 수산물 판매가 31.1% 신장하는 등 현장 판매실적이 10.4% 늘었다. 현대백화점도 추석 매출이 13.7% 증가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이번 추석에는 백화점 주고객인 중산층 소비가 많이 늘어난 게 눈에 띈다"며 "과거에도 그랬듯이 부동산 시장 분위기에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고전을 면치 못하는 대형마트도 올 추석에는 한숨을 돌렸다. 이마트 추석 매출은 4일까지 전년 추석 대비 8.9% 올랐고 롯데마트는 3.2% 늘어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대형마트는 영업규제와 소비침체의 영향으로 상반기까지 3분기 연속 역신장했다.

장중호 이마트 마케팅 담당 상무는 "3년 만에 추석행사 매출이 플러스로 돌아서는 등 최근 소비심리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추석 직후부터 대대적인 할인행사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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