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보험사기 백태

정부합동대책반, 87건 수사 후 16명 기소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상관 없음


지난해 6월 서울 도심 한 복판. 벤츠 승용차 한대가 신호대기 중인 포르셰 승용차를 들이받았다. 충격에 앞으로 밀려간 포르셰는 앞에 대기 중이던 다른 차량 2대와 부딪혀 4중 추돌사고를 일으켰다. 수억원을 호가하는 승용차들의 사고에 보험사는 수천만원의 수리비를 물어 줄 수 밖에 없었다. 정부당국의 수사결과 이 사고는 놀랍게도 보험료를 뜯어내기 위해 치밀하게 조작된 사고로 드러났다. 벤츠와 포르셰의 차주들은 차량명의를 바꿔가며 고의로 5차례의 교통사고를 더 일으켜 모두 2억 6,000만원을 뜯어냈다. 보험설계사로 일했던 60대 임모씨는 요실금 치료를 하면 수백만원의 보험금을 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2007년부터 산부인과 의사 이모씨와 짜고 허위진단서를 발급하기 시작했다. 임씨는 보험가입자들을 이씨에게 소개시켜주고 이씨는 최근까지 109건의 허위진단서를 발급해 7,300여만원의 보험금을 타냈다. 임씨는 딸까지 보험에 가입시켜 1,000여만원을 뜯어냈다. 정부합동 보험범죄전담대책반(반장 서울중앙지검 허철호 부장검사)은 올 한해 각종 보험범죄 혐의자료 87건을 수사한 결과, 전문보험사기범 6명을 구속기소하고 10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7일 밝혔다. 대책반은 이들 보험 사기 사건과 관련된 혐의자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대책반이 공개한 범죄유형은 ▦뺑소니 피해자 위장사기 ▦허위진단서 발급사기 ▦선박사고 수리비 허위청구 ▦실종 선고 후 사망보험금 편취 ▦외제차 고의사고 등 각양각색이었다. 뺑소니 사고를 당해 입원 중인 사람이 버젓이 백화점 쇼핑을 즐기는가 하면, 벤츠와 포르셰를 몰고 나가 고의사고를 내고는 보험금 수천만원을 타내기도 했다. 2008년부터 13차례나 뺑소니 교통 사고를 당했다던 황모씨는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지금도 뺑소니 사고를 당해 입원 중'이라며 혐의를 잡아뗐지만 백화점에서 쇼핑을 하던 중 수사관에 붙잡혀 범행이 드러났다. 황씨가 타낸 보험금은 8,900만원에 달했다. 허위실종신고 사건으로 24억원의 보험금을 타낸 사례도 있었다. 40대 A씨는 2004년 3월 아내 B씨에게 13가지 보험에 들게 한 다음 그 해 8월 아내가 사라졌다며 실종 신고를 한 뒤 8개 보험사에 무려 24억원 상당의 보험금 지급을 청구했다. 대책반은 앞으로 유관기관 협조체계를 강화해 주요테마에 대한 기획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보험범죄전담대책반은 검찰, 경찰, 금감원 등 9개 관계기관의 수사인력을 모아 각종 보험범죄에 대처하고자 구성한 특별수사반으로 2009년 7월 발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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