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기관 웹 사이트들이 잇따라 컴퓨터 해커들의 공격을 받자 연방수사국(FBI)이 컴퓨터 해커들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컴퓨터 해커들은 지난 31일 아이다호주에 있는 연방 슈퍼컴퓨터 연구소 등 2개 정부기관 컴퓨터에 침입, 웹 사이트를 지우는 한편 FBI가 자신들에 대한 수사를 중지하지 않을 경우 추가로 공격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해커들은 『이제는 우리가 공격할 차례』라는 협박 메시지를 남기고 『정부가 굴복할 때까지 정부의 모든 컴퓨터를 추적, 공격을 계속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에 앞서 해커들은 지난 26일 FBI 웹 사이트에 침입 네트워크를 부수고 다음날 저녁에는 미 상원 웹 사이트를 공격했다. 또 28일에는 버지니아주 웹 사이트가 일시 지워지는 등 최근 정부기관 웹 사이트들이 해커들의 침입으로 잇따라 피해를 보고 있다.
이에 따라 FBI는 지난 주초부터 혐의가 있는 해커들의 가택을 수색해 컴퓨터를 압수하는 등 주로 10대들로 구성된 이들 해커에 대한 증거 확보에 본격 착수했다.
FBI는 지난주 상원과 FBI에 침입한 해커를 찾기 위해 텍사스, 캘리포니아, 뉴저지주 등을 중심으로 해커단체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으며 특히 「글러벌 헬」로 알려진 해커단체 등 불법적인 행위를 하는 해커들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고 있다.
현재 정부기관 웹 사이트의 피해 상황은 정확하게 집계되지 않고 있으나 신고되지 않은 사건까지 포함할 경우 피해는 상당한 규모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FBI와 샌프란시스코의 컴퓨터안전연구소가 295개 기업 및 정부 컴퓨터 담당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해커의 공격을 받은 컴퓨터는 전체의 5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컴퓨터 해킹이 이같이 늘고 있는 것은 최근 통신기술의 발달로 누구나 인터넷을 통해 손쉽게 해킹 프로그램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또 기업이나 정부기관이 일반인들의 웹 사이트 접근 경로를 늘린 것도 해킹이 쉬워진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형주 기자 LHJ303@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