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2004년엔 지금의 2배 고속도로망 “대토목공사”

◎총 3,700㎞로 확충… 물류 획기적 개선/어디서든 30분내 고속도 진입/통일대비 격자형 간선망 구축/남북 7개­동서 9개축 2020년까지도로는 가장 중요한 사회간접자본시설로서 우리 경제성장에 밑거름이 돼왔다. 70년대 이후 우리 경제발전의 역사는 곧 도로건설의 역사다. 80년대 초까지 경부·경인·호남·남해·영동·구마고속도로 등 현재 사용중인 고속도로의 65%가 건설됐다. 오는 7일은 도로의 날이다. 지난 70년 7월7일 경부고속도로 개통을 기념해 만들었다. 우리나라 도로의 총길이는 8만2천3백42㎞. 이 가운데 고속도로는 1천8백85㎞이며 오는 2004년에는 3천7백㎞로 늘어난다. 지금보다 배 이상 늘어나는 규모다. 지난 4반세기동안 닦아놓은 길을 앞으로 8년 안에 다시 일궈내는 대토목공사다. 정보화 추세에 맞추어 도로에도 지능화도로시스템(IVHS)을 설치한다. 운전자와 함께 생각하고 움직이는 미래의 도로를 만드는 것이다.<편집자주> ◇도로의 어제와 오늘 8·15해방 당시 우리나라의 도로는 2만4천㎞였다. 일제가 남기고 간 도로는 대부분 포장이 안된 자갈길이었다. 포장율이 고작 0.03%. 광복 이후 정부수립, 6·25사변 등 혼란기를 거쳐 60년대 경제개발이 발동을 걸면서 도로 부문은 눈부신 발전을 거듭했다. 68년부터 80년까지 12년동안 현재 사용중인 고속도로의 65%인 1천2백24㎞를 건설했다. 이어 81년부터 88올림픽 개최 전인 87년까지 7년간 88고속도로와 중부고속도로를 만들었다. 국도는 포장율이 55.3%에서 79.5%로 크게 늘었다. 생활편익시설로서의 도로의 기능이 강화됐으며 지역균형 개발의 기틀이 이때 마련됐다. 88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도는 민통선 지역을 빼고는 사실상 포장이 끝났다. 지방도와 시·군도의 포장율이 각각 73%와 55%로 늘어 농어촌도 교통의 혜택을 폭넓게 받고 있다. 도로는 국내 수송물량의 90% 이상을 맡고 있다. 그러나 최근 10년간 자동차 는 연평균 21.9%, 교통량은 14.3% 늘어난데 비해 도로능력은 4.9% 증가에 불과해 도로 여건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선진국은 최소 1백년 이상 투자해 도로시설을 확충해 왔으나 우리는 고작 30년동안 서둘러 건설한 탓이다. 국가 간선도로망인 고속도로와 국도의 4차선 이상 도로는 전체의 28%에 불과하다. 이에 따른 물류비 증가는 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건설교통부는 고속도로망을 2004년까지 지금의 2배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지만 단순히 양적 개념에서 벗어나 체계적인 도로망을 갖추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도로망 확충계획 정부는 21세기 통일과 고속생활권시대에 대비해 간선도로망을 체계적으로 구축한다는 장기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2020년까지 남북 7개, 동서 9개축의 격자형 간선도로망 6천1백60㎞를 구축할 계획이다. 남북 7개축은 강화∼목포, 문산∼완도, 동두천∼충무, 포천∼마산, 철원∼김해, 양구∼부산, 간성∼부산이다. 동서 9개축은 인천∼간성, 인천∼속초, 시흥∼강릉, 안중∼삼척, 당진∼울진, 서천∼영덕, 군산∼삼척, 영광∼대구, 목포∼부산이다. 남북 7개축중 통일에 대비해 남북연결 도로축을 만든다. 이 가운데 목포∼서울∼신의주∼중국과 부산∼강릉∼선봉∼러시아 등 2개축은 중국과 러시아 연결에 대비한다. 정부는 시설 확충에 못지 않게 기존도로의 운용 효율을 높이는 데도 힘을 기울일 방침이다. 유지관리도 단순한 보수 차원에서 경제성 개념을 도입한 종합관리체계로 전환했다. 건설교통부 이병헌도로심의관은 『관리를 잘해 도로 수명을 10% 늘리면 전체 물량의 10%를 확충하는 것과 같은 효과』라고 말했다. 도로 확충과 함께 도로 수요를 적정 수준을 억제할 수 있도록 수요관리정책을 병행하고 있다. 교통수단과 시설에 첨단 전자통신장비를 결합하는 지능교통체계(ITS) 등도 이중 하나다. ◇고속도로 건설효과 한국도로공사가 국토개발연구원에 의뢰해 경부·중부고속도로 건설에 따른 효과를 산출한 결과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전체 차량의 운행 거리와 운행시간이 각각 연간 10.3%와 27.7%가 각각 줄었다. 연료소비량도 휘발유와 경유가 각각 24.3%, 38.1% 절감됐다. 차량의 운행비용과 시간가치비용을 합한 연간 통행비용 측면에서는 지난 94년 기준으로 11조5천억원의 절감효과가 있었다. 경부·중부고속도로 건설이 국내산업 성장에 미친 간접효과는 90년 기준으로 2조3천9백억원에 이른다. 지방세 징수액 증가는 7백3억원, 국민총생산 증가는 7천4백억원, 취업유발효과는 연간 7천1백90명으로 추산됐다. 또 국가 공단의 58%, 지방공단의 60%가 고속도로 인터체인지 10㎞ 안에 자리잡아 고속도로가 공단 입지에 큰 영향을 미쳤다. 오는 2004년 고속도로가 지금의 2배인 3천7백㎞로 늘어나면 전국 어디에서든 30분 안에 고속도로에 진입할 수 있다.<특별취재반=성종수·유찬희·오현환·정재홍·정두환·이은우 기자> ◎인터뷰/박정태 한국도로공사장/“신설고속도로엔 광통신망 교통정보시스템 설치” 전국을 1일 생활권으로 묶은 경부고속도로는 우리경제의 대동맥으로 지난 27년간 국가 발전에 기여해왔다. 현재 전국 20개 노선 1천8백85㎞의 고속도로는 전국을 거미줄처럼 연결하며 국가 교통망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 하루에 이를 이용하는 자동차는 모두 2백20만대나 된다. 도로공사는 2005년 고속도로의 총연장을 지금의 두배에 달하는 3천7백13㎞까지 늘릴 계획이다. 여기에 투입되는 자금만 1조8천억원에 이른다. 한국도로공사 박정태 사장은 이같은 양적인 팽창보다 자동차의 효율적인 흐름을 강조한다. 박사장으로부터 앞으로 고속도로 건설계획과 영향, 관리방침 등을 들어보았다. ­고속도로가 국민생활 및 국가경제에 끼친 효과를 어떻게 평가합니까. ▲경부고속도로가 전국을 1일 생활권으로 편입해 국민의 생활형태를 바꿔 놓았습니다. 현재 건설중인 서울외곽 순환고속도로는 수도권의 교통체증을 개선하며 주민들의 출퇴근 및 휴식생활까지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도로, 철도, 해운, 항공 등 교통시설별 국내화물 수송분담률을 살펴보면 도로부문이 86%를 차지하고 있지요. 도로부문 화물수송부담률 가운데 고속도로가 73%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고속도로 건설은 산업물동량 수송과 지역간 주민의 이동 등을 원활히해 국토의 균형발전을 이끌고 있습니다. ­고속도로 건설과 관리에서 가장 큰 난제는 무엇입니까. ▲재원부족이 가장 큰 문제점이죠. 현재 통행료 수입은 고속도로 유지관리비 뿐 아니라 새 도로 건설재원으로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통행료 수입은 고속도로 건설 및 관리비용의 절반에도 못미칩니다. 고속도로 건설과정에서 지방자치단체와 협의가 원만하지 못해 낭패를 당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도로공사도 적극적인 경영마인드의 도입이 필요하지 않습니까. ▲고속도로 유지보수를 민간업체에 맡기고 통행로 수납직에 임시인력을 고용하는 등 경영합리화를 통해 올 한해동안 3백억원의 예산절감이 기대됩니다. ­2000년대 고속도로 건설계획와 효율적인 도로 관리계획은. ▲2020년까지 남북간 7개축 3천2백91㎞, 동서간 9개축 2천8백69㎞ 등 모두 6천1백60㎞에 이르는 격자형 고속도로망이 구축됩니다. 특히 앞으로 건설되는 고속도로는 모두 4차선 이상으로 건설하고 도로변에는 광통신만을 설치, 광통신망과 정보통신기기를 이용한 첨단교통체계(ITS:Intelligent Transport System)를 구축해 고속도로 관리의 효율을 한 단계 높일 계획입니다. 또 잉여회선을 이용해 회선임대사업에도 나설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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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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