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北 6자회담 복귀' 전환점 되나

김정일, 원자바오 中총리 공항서 직접영접<br>金위원장 '중대 발표' 주목<br>거부땐 북핵협상 더 꼬일듯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만남에 쏠린 북핵 외교가의 시선이 뜨겁다. 지난해 12월 베이징 회담 이후 사실상 동면 상태에 빠진 북핵 6자회담이 북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다시 재개될 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북한의 최대 우방국인 중국의 '최고위급' 인사가 직접 북한을 방문해 북한의 핵 협상복귀를 설득한다는 점에서 북한이 이전과는 다른 대답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반면 북한이 혈맹인 중국의 총리 방문에도 불구하고 북핵 6자회담 테이블에 다시 나서는 것을 거부할 경우 북핵 협상은 더 큰 난관에 봉착할 수 있다. 당장 10월 안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북미 양자 대화의 시기도 늦춰질 수 있다. 미국을 비롯한 한국·일본 등 북핵 6자회담 참가국은 물론 국제사회는 대북 경제 제재 고삐를 한층 더 바짝 조일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중대 발표 여부 촉각=북한 매체들은 원 총리가 4일 오전11시 특별기편으로 평양비행장에 도착, 2박3일간의 공식일정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평양비행장에는 김 위원장이 직접 나와 원 총리를 맞았다. 중국의 최고위급 인사가 북한을 방문한 것은 지난 2005년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주석이 평양을 방문한 후 4년 만이다. 원 총리의 이번 방북은 북중 수교 60주년 기념행사의 하나이며 김영일 북한 총리의 3월 방중에 대한 답방 형식으로 이뤄졌다. 이번 원 총리 방북의 최대 관심사는 단연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선언 여부다. 중국 외교가에서는 그동안 대북 외교소식통을 통해 흘러나온 이른바 김 위원장의 '중대발표설'에 근거해 북한이 원 총리의 방북에 맞춰 6자회담 복귀를 선언할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 북한이 최근 북미 양자 대화는 물론 다자 협상에서 나갈 뜻이 있다고 발표하며 일종의 북핵 6자회담 복귀에 대한 수순 밟기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낙관론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9월18일 방북한 다이빙궈(戴秉國)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에게 "양자 및 다자회담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원 총리의 이번 평향 방문 때는 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더구나 중국이 북한의 전통적인 혈맹이자 6자회담 의장국이라는 점에서 중국의 최고위급 인사방북에 걸맞은 선물을 내놓지 않을 수 없다는 점도 북한의 6자회담 복귀 발표 가능성이 높은 이유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비관론도 적지 않다. 북한이 이미 수차례 6자회담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공식 천명한 것을 고려할 때 현재의 6자회담 체제 방식의 협상 틀에는 복귀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북핵 협상 의지를 재확인하면서도 6자회담이 아닌 북-미-중 3자 회담이나 러시아를 낀 4자회담을 추진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북핵 6자회담 향배 좌우하는 가늠자=무엇보다 원 총리의 이번 방북은 북한의 5월 북한의 2차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가 쏟아온 북핵 외교전의 최종 마무리 성격이 짙다. 북한이 중국 측의 중재를 받아들여 6자회담 복귀를 선언한다면 북핵 협상은 10개월간의 긴 공백을 깨고 곧바로 '6자회담 재가동' 국면으로 전환할 수 있다. 반면 북한이 형식적인 대화 의지를 천명하는 데 그친다면 북핵 협상은 또다시 장기 경색 국면으로 빠질 수밖에 없다. 북한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중국이 나섰는데도 큰 효과를 보지 못한 북핵 외교는 말 그대로 새로운 판짜기를 모색할 수밖에 없는 중대 국면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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