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미국 히스패닉 유권자들이 킹메이커"

경합지역등서 몰표 행사 오바마 대선승리 결정적 역할<br>이민자도 해마다 급증


미국 선거에서 히스패닉(라틴계) 유권자들이 영향력이 계속 커지고 있다. 특히 이번 대선에서 플로리다 주 등 '스윙 스테이트(경합지역)'에서 후보의 당락을 가르는 몰표를 던지는 등 미국의 선거지도를 다시 그리고 있다는 평가다. 9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히스패닉 유권자들이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으며 향후 영향력이 계속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히스패닉 유권자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던 곳은 플로리다, 네바다, 뉴 멕시코, 콜로라도 등 4개주다. 이 중 플로리다, 콜로라도주는 미 대선에서 박빙의 접전지역으로 평가되던 스윙 스테이트다. 오바마 당선인은 스윙 스테이트 7곳을 모두 차지하며 초반에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었다. 미국의 전국지인 유에스에이(USA)투데이에 따르면 오바마 당선자는 이번 선거에서 히스패닉 유권자로부터 67%의 지지를 얻는 등 전국적으로 히스패닉 유권자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매케인 공화당 후보가 승리한 애리조나, 텍사스주에서도 히스패닉 유권자들의 참여와 민주당 지지추세가 두드러졌다. 이 같은 분위기는 다른 주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오바마 당선인은 특히 젊은 히스패닉 유권자의 표를 싹쓸이 했다. CNN조사에 따르면 18~29세의 히스패닉 유권자의 75%가 오바마 당선인을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라틴계 선출ㆍ임명직 공직자 전국연합(NALEO)의 애프레인 에스코베도는 "이번 선거는 히스패닉계가 전국단위의 선거결과를 결정지은 사실상 첫번째 선거"라며 "히스패닉이 대선의 킹 메이커가 됐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히스패닉 유권자들이 공화당 지지에서 민주당 지지로 급선회한 것은 공화당이 '반(反) 이민정당'이란 이미지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공화당은 과거 1,200만 명의 불법 이민자들에게 시민권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추진되던 법안을 보수성향 의원들의 반대로 무산시킨바 있다. 반면 히스패닉 이민자들은 해마다 늘어가고 있다. 등록된 히스패닉 이민자들의 숫자는 지난 2004년 950만 명에서 1,300만명으로 20%가 급증했다. 히스패닉 유권자의 성향을 연구하는 친 민주당계 단체인 새민주당원네트워크(NDN)의 사이먼 로젠버그 소장은 "공화당이 돌아선 히스패닉 유권자들의 민심을 돌리지 못할 경우 앞으로 대선에서 승리하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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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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