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강세 속도에 대한 기업들의 적응 능력이 갈수록 약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수출업체의 손익분기점 환율은 달러당 916원선에 불과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15일 내놓은 ‘원화 강세와 상장기업 손익분기점 환율’이라는 보고서를 보면 상장기업 중 매출액 대비 수출 비중이 50% 이상인 수출기업들의 지난 2005년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4년 원ㆍ달러 환율이 전년보다 48원 하락하는 동안 수출 제조업체들은 손익분기점 환율을 80원이나 낮췄지만 지난해에는 환율이 120원이나 급락했음에도 손익분기점 환율은 불과 30원 떨어지는 데 그쳤다. 절상 속도가 더욱 가팔라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기업들의 대응 능력은 더욱 떨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소는 “원가절감 노력과 연구개발(R&D) 투자 강화를 통해 디자인ㆍ브랜드 등 ‘비가격 경쟁력 강화’ 등을 추진해야 한다”며 “80년대 중반 엔고 시대에 도요타ㆍ캐논 등의 원가절감과 고부가가치화 전략으로 위기를 극복한 일본 기업들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수출업체들의 손익분기점 환율은 평균 863원 수준으로 추정됐으나 전체 수출에서 각각 16%와 5%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제외할 경우 이들의 손익분기점 환율은 평균 916원에 달했다.
업종별로는는 최근 930원대까지 떨어진 환율과 수출기업의 손익분기점 환율을 고려할 때 섬유(1,017원), 가죽신발(996원) 등 대부분이 수출할수록 손실을 보고 있다. 그나마 전기전자(707원), 화학(905원)의 손익분기점 환율은 최근 시장 환율보다 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