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안타까운 이웃에 따뜻한 손길을"

청각장애 아들과 신장기형 딸… 어머니는 암투병… <br>울산 동구 복지관 보청기 기증… 주변 관심 요청도

울산동구종합사회복지관장인 활인스님이‘한국사회복지협의회’와‘소리나눔캠페인’ 으로부터 후원받은 보청기를 이모군에게 기증, 귓속에 넣어주고 있다.

아빠 없이 엄마와 살고 있는 울산 동구 전하동 이 모(9)군은 태어날 때부터 귀가 들리지 않는 청각장애아(2급)다. 보청기 없이는 소리를 들을 수 없는데다 꾸준한 언어치료가 필요하지만 어려운 가정 형편에 제대로 된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있다. 7살 난 어린 여동생은 선천성 신장 기형.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런 이 군과 동생을 힘겹게 키워온 엄마 김모(35)씨가 암투병으로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처지에 놓여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김씨는 5년 전 남편이 거듭된 사업 실패로 빚만 남기고 집을 나가 이혼을 하게 됐고 오래지 않아 자신이 위암 4기 상태임을 알게 됐다. 전 남편은 소식마저 끊겼고, 기초생활수급자였던 김씨는 정부의 긴급의료비지원으로 수술만 겨우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생활고로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2년 전부터 암이 난소로 전이, 현재 병원에서도 ‘더 이상 손쓸 수 없다’는 말기 상태로 집에 누워 있다. 곡기는 커녕 물 한 모금도 삼킬 수 없을 정도로 몸이 쇠약해져 방사선치료도 받지 못한 채 영양제주사로 목숨만 이어가고 있다. 투병생활로 경제활동을 전혀 할 수 없었던 김씨가 한 달에 손에 쥘 수 있는 돈은 기초생활보호수급비와 아들 앞으로 나오는 장애수당 등 50여만원. 병원비는 차치하고 세 식구 살기에도 턱없이 모자란 돈이다. 구멍가게를 하던 김씨 어머니 박모(65)씨의 사글세방에 얹혀 살 수 있었던 게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었다. 어머니 박씨가 장사로 번 돈도 딸 병원비에다 전 사위가 남기고 간 빚 갚는 데 다 탕진했다. 2년 전부터는 장사도 접고 딸 병수발에만 매달려야 했다. 박씨 역시 지체장애 3급인데다 심혈관질환까지 있어 수술을 받지 않으면 위험한 상태. 김씨는 그동안 들어간 병원비로 인해 적잖은 빚까지 있는데다 어머니까지 몸이 성치 않아 자신이 잘못되면 부채까지 떠안아야 하는 장애아들과 딸 생각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 이 같은 딱한 사정을 알게 된 울산 동구종합사회복지관은 한국사회복지협의회와 소리나눔캠페인으로부터 후원 받은 400만원 상당의 보청기를 이 달초 이 군에게 기증했으며, 앞으로 언어치료도 돕기로 했다. 그러나 엄마가 세상을 뜨면 이 군이 어린 나이에 소년가장이 될지 모르는 처지라 주변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울산 동구종합사회복지관 이주연 복지사는 “요즘 먹고 사는 게 모두들 힘들어서 이웃을 돌아볼 여유가 없겠지만 김씨가 끝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고 버틸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도움의 손길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052)236-1467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