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3·26 개각] 새 경제팀의 과제

현 경제팀의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이번 개각에서 10명 이상의 장관(장관급)들이 교체됐음에도 경제팀의 핵심라인은 모두 화살을 피했기 때문이다.진념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이기호 경제수석, 전윤철 기획예산처 장관, 이남기 공정거래위원장, 이근영 금융감독원장 등 이른바 5인 경제조정회의 멤버들은 개각의 태풍을 모두 피해갔다. 이들 경제팀 핵심이 그대로 유임된 것은 지속적 구조조정과 제한적 경기부양을 뼈대로 하는 현 경제정책기조에 변함이 없을 것임을 예고한다. 그러나 실무 집행부서에 정치인 출신 인사가 대거 들어옴으로써 관료출신 장관들과 불협화음을 이룰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장재식 신임 산자부 장관의 경우 소신이 강하고 업무추진 스타일이 직선적인데다 진 부총리를 자주 비판해왔던 점으로 미뤄 경제팀 내부 조율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김원길 보건복지부 장관도 부처업무가 경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고 경제정책에 대한 일가견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제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경제 여건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데다 각 부처의 예산수요가 많아지고 있어 특히 예산배정에서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정치인 출신 장관들의 경우 예산에 대한 '고집'이 남다른 편이다. ◇현 경제팀의 경제운용 방향 진념 호(號)의 나침반은 '상시적 구조조정 시스템'에 맞춰져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기업ㆍ금융ㆍ공공ㆍ노동 등 4대 부문 12개 핵심개혁과제와 37개 세부추진과제를 정해놓고 단계적으로 풀어가고 있는 중이다. 기본 방향은 정부의 역할이 시장시스템을 보완하고 감시하는 데 그치고 직접적인 시장개입이 없어도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드는 데 있다. 정부가 자주 강조하는 자본경영(equity financing)의 활성화가 그것이다. 당장은 요동치는 세계 경제에 신축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비상대응체제에 돌입해 있는 상황이며 제한적 경기조절정책에도 중심을 두고 있다. ◇과제 현 경제팀이 풀어야할 가장 시급한 숙제는 우리 경제의 체질이 강화될 수 있도록 구조조정을 원활하게 끝마치는 일이다. 구조조정은 현재진행형으로 지속되고 있으나 대우와 현대문제와 같은 초대형 숙제가 길을 막고 있으며 금융기관들은 아직도 자금중개기능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경제팀은 불안한 경제시스템을 안정시키는 데 더욱 주력해야 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선진국 경제가 흔들릴 때는 예외 없이 큰 홍역을 앓아야하는 시스템으로는 장기적인 국가발전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국민전체가 공감할 수 있는 산업정책이 혼선을 빚는 것도 큰 문제라는 지적이다. 한 국가의 중장기발전전략이 각 부처간 밥그릇 싸움 때문에 갈팡질팡하고 있는 게 숨길 수 없는 현실이다. ◇팀웍이 열쇠 현 경제팀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나름대로 일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특히 팀워크가 잘 돼 있어 마찰의 소지가 적다는 것이 강점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감세ㆍ재정ㆍ금리정책을 놓고 불협화음이 일고 있다. 그런 가운데 정치인 출신들이 집행부처에 대거 들어옴으로써 불협화음의 소지가 더욱 커졌다. 전문가들은 현 경제팀이 자중지란을 빚는다면 험난한 세계 경제의 파고를 넘기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박동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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