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택 성균관의대 교수 "근육 힘줄 이상 땐 손가락 잘 안 펴져"
| 강북삼성병원에서 방아쇠 수지로 진단 받은 환자가 초음파 물리치료를 받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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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때부터인가 오른손 둘째, 셋째 손가락 끝 마디가 저리고 손가락을 구부렸다 펴기 힘이 든다면 손가락 근육의 힘줄 이상으로 발생하는 ‘방아쇠 수지’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나왔다.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이용택(재활의학과) 교수는 “신경자극에 의해 팔 근육이 수축하면 손가락 힘줄이 움직이고, 힘줄에 연결된 뼈가 움직이면서 손가락이 펴지고 구부려진다”면서 “하지만 근육수축에 따라 힘줄이 어느 정도 움직이다가 염증 등으로 커진 힘줄 부위가 활차 입구에서 통과하지 못하고 멈췄다가 어느 순간 힘겹게 통과하면서 손가락을 움직인다면 방아쇠 수지”라고 말했다.
손가락을 구부리거나 펼 때 마치 방아쇠를 당기는 느낌과 비슷하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활차란 손가락을 구부리거나 펼 때 손가락 힘줄이 활처럼 튀어 나오는 현상을 막아주는 섬유 골성 터널을 말한다.
대표적인 이상증상은 손가락을 구부리거나 펼 때 통증이다. 손가락이 펴질 때 딸각거리는 소리가 나기도 한다. 아픈 손가락 아래쪽 부분을 누르면 통증이 오고, 통증 부위가 부풀어 올라 혹처럼 만져지기도 한다. 드물지만 근육경련도 있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는 않았다. 다만 손가락을 지속적으로 움직이는 작업으로 인해 손가락 힘줄에 손상이나 염증이 생기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교수는 “환자 대부분 45세 이상에서 발병하며 남성보다 여성이 상대적으로 많다”면서 “운전대나 손잡이가 달린 기구를 이용해 지속적으로 작업을 하는 사람들에게 빈발하고 있는 것도 특징”이라고 말했다.
부엌칼을 오랫동안 사용해야 하는 주방장이나 주부, 골프ㆍ테니스를 즐기는 사람, 호미나 망치로 일하는 사람들도 잘 발생한다. 류마치스성 질환이 있을 때도 여러 손가락에 발생할 수 있어 보다 정확한 진단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방아쇠 수지의 치료는 먼저 원인으로 판단되는 동작들을 제한하고 간단한 손가락 관절 고정장치를 이용해 관절을 보호하는 것이 기본이다. 1~2주 동안 소염제를 투여하면서 초음파 등을 비롯한 물리치료를 병행해도 좋다.
이렇게 해도 효과가 없다면 부신피질 호르몬을 1~ 2회 통증 부위에 직접 주사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자주 재발한다면 활차를 약간 절개, 통로를 넓히는 수술로 치료한다.
이 교수는 “방아쇠 수지는 문진이나 촉진, 초음파 등으로 쉽게 진단할 수 있고, 치료역시 간단하다”면서 “그러나 증세를 가볍게 여겨 오랫동안 방치하면 치료기간이 늘어나고 수술까지 필요할 수 있으므로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