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시간으로 17일 미국 스탠퍼드 대학의 캐럴린 혹스비와 하버드 대학의 크리스토퍼 에이버리 연구팀의 조사 결과를 보면 소득 최하위(4분위) 계층의 학생 가운데 수학능력시험(SAT)에서 고득점을 얻은 학생이 명문대에 입학한 경우는 34%에 불과했다.
이번 조사는 학생 선발 절차가 까다로운 238개 대학을 대상으로 학생들의 성적과 소득 변수가 선발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분석한 것이다.
반면 수학능력시험 성적이 같은 학생 가운데 소득 최상위(1분위) 계층의 자녀가 명문대에 입학한 경우는 무려 78%에 달했다.
심지어 저소득층 자녀는 좋은 점수를 받았더라도 명문대에 지원조차 하지 않았다. 대신 학비가 저렴한 2년제 전문대나 4년제 주립ㆍ시립 대학을 선호했다.
이는 저소득층 학생들이 명문대의 장학금ㆍ학비 융자 제도를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하거나, 스스로 명문대생이 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로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하고 계층간 이동이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또 다양한 소득계층의 자녀를 선발하겠다는 명문대학의 다짐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수준의 성적을 가진 학생들이 서로 다른 학교를 선택한 데 따른 결과는 실로 엄청나게 크다.
저소득층 학생들이 주로 다니는 대학들은 상대적으로 시설이 낙후된 편인데다 졸업률도 낮아 곧바로 소득격차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앰허스트대학의 톰 파커 입학처장은 “대학들이 저소득층 자녀들의 입학을 위해 더 창의적으로 노력해야 한다”면서 소득이 입학에 미치는 영향은 상상으로 크다고 강조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