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청와대에서 따로 단독면담을 가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에 따른 남북 관계 및 대외 정세 변화와 내년 총ㆍ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의 쇄신 방안에 대한 논의가 오갔을 거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황영철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1시간 회동이 끝나자마자 바로 다른 분들은 나오고 이 대통령이 박 비대위원장을 따로 모시는 모습이 보였다"며 "독대 내용은 밖으로 내놓지 못할 만한 내용도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대화 내용과 관련해 박 비대위원장은 이 대통령과의 면담 후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현 시국 및 예산국회 진행과 관련해 말씀을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 대북정책을 논의했냐는 질문에는 "아직까지 그런 것은 논의하지 않았다"고 말을 아꼈다.
하지만 현재 김 위원장의 사망 후 북한이 '김정은 체제'로의 전환이 이뤄지는 시점이니만큼 이에 대한 대응과 남남갈등 방지, 국민 불안 해소 등에 대해 논의했을 것으로 예측된다. 예산국회와 관련해 민생, 서민정책에 대한 당정 간 협조체제를 재확인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내년도 예산안이 국회에서 원만하게 처리되기를 당부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박 비대위원장은 ▦취업활동수당 신설 ▦대학등록금 및 저소득층 사회보험료 지원 확대 ▦근로장려세제(EITC) 강화 등을 위한 1조5,000억원 수준의 예산 증액의 필요성을 역설했을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의 독대는 비상시국 상황에서 당ㆍ청이 긴밀한 협조 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국민들의 불안을 해소하는 데 긍정적인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반 년 만에 이뤄진 이날 독대는 사전에 계획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비대위원장은 기자들에게 "제가 당의 중책을 맡고 처음이라 잠시라도 티타임을 갖는 게 좋지 않을까 해서 (이 대통령이) 일부러 신경을 쓰신 것 같다"며 감사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