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치러진 포르투갈 총선에서 중도좌파인 집권 사회당이 중도우파인 사회민주당을 누르고 승리했다.
이날 투표가 끝난 뒤 중앙선관위가 공개한 최종 개표결과에 따르면 주제 소크라테스(52) 총리가 이끄는 사회당이 36.56%의 득표율을 기록해, 29.09%의 득표율에 그친 사회민주당을 누르고 승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과반의석 확보에 실패, 향후 정국 운영에 적잖은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27일 독일과 포르투갈 총선에서 확인되듯, 최근 유럽 정치 지형에서 우파의 득세와 좌파의 쇠퇴가 가속화하고 있다. 유럽 주요 국가 중에서 좌파 정당이 집권하고 있는 나라는 지난해 총선에서 사회노동당이 승리한 스페인과 2005년 5월 총선에서 노동당이 3기 연속 집권에 성공한 영국 등 사실상 2개국만 남게 됐다.
지난 2000년 좌파는 유럽연합(EU) 15개국 중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12개국에서 사실상 단독 집권하고 2개국에서 연정에 참여했다, 그러나 동유럽 국가들의 가입으로 EU 회원국 수가 27개국으로 늘어난 지금은 공산국인 키프로스를 포함해 영국, 스페인, 포르투갈 등 4개국에서만 단독 집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파와 동거하는 형태의 연정에 참여하는 국가까지 포함하더라도 그 수는 12개국에 불과하다.
이 같은 유럽의 우경화 경향은 지난 6월 실시된 유럽의회 선거에서 뚜렷이 확인됐다. 중도우파 국민당 그룹(EPP-ED)은 736석 가운데 270석 안팎을 차지해 최대 정치그룹의 위상을 유지한 반면 사민주의 또는 사회주의자들의 의석 수는 모두 합쳐야 25% 수준에 머물렀다.
베를린 사회과학연구소의 볼프강 메르켈 소장은 최근 슈피겔과 인터뷰에서 "사민주의 운동이 사회정의와 부의 배분 문제를 다시 정의해야 한다. 이런 노력이 실패할 경우 유럽 좌파는 앞으로도 계속 심판을 받게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