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느다란 철사나 끈이 연결되어 기류의 움직임에 따라 하나의 형태가 흔들리면 다른 형태들도 연속해서 움직이는 `모빌`은 초등학생들도 미술시간에 한번쯤은 만들어 본 경험이 있고 요즘은 상품으로 만들어져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모빌`은 원래 미국의 조각가 알렉산더 칼더가 1930년대 제작한 움직이는 조각의 명칭이다.
당시 미래주의 미술가들도 조각에서의 움직임에 관심을 모으고 많은 작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칼더의 작품이 오랫동안 인기를 모은 것은 무엇인가.
미술학자들은 “그의 모빌은 조각을 대좌 `조각대`에서 해방시켰고 양감에서도 해방시켰다”는 것이다. 칼더는 모터보다는 기류(氣流)에 의해 움직이고 보다 우연적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그는 기하학적 형태보다는 호안 미로나 쟝 아르프의 작품에서 보이는 둥근 생물형태적 이미지를 더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이것은 그의 작품에 환상적이고 유머러스한 분위기를 더해주었다.
그의 다양하고 창조적인 실험의식을 보여주는 30년대부터 40년대 주요 모빌들이 전시돼 관심을 모은다. 지난 19일부터 국제갤러리에서 열리는 `알렉산더 칼더`전이 그것으로 내년 2월7일까지 계속된다.
이번 전시는 칼더 재단이 주축이 돼 열리는 것으로 지난 1993년 경주 선재미술관에서 열렸던 `칼더의 축제`전에 이어 10년만에 열리는 대규모 개인전이다. 이전의 것이 드로잉, 철사조각, 모빌, 스테빌 등 칼더의 다양한 작품세계를 보여줬다면 이번 전시는 칼더의 핵심적 작품내용이라 할 수 있는 `모빌`을 중심으로 열린다. 1938년 발표된 대표작 `Untitled`를 포함해 29점의 모빌과 스테빌(정지된 조각)이 전시됐다. (02)735-8449
<김희원기자 heew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