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스럽던 춘추시대 제나라 경공이 공자에게 정치를 묻는다. 답인즉 '군군신신부부자자(君君臣臣父父子子)'. 임금이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다우며, 아비는 아비답고, 자식은 자식다워야 한다는 말 그대로 '공자님 말씀'. 조윤제 서강대 교수가 이 책 '제자리로 돌아가라'를 통해 웅변하는 것도 여기서 크게 멀지 않다.
"민주화된 사회에서 권력기관과 언론이, 학계와 시민사회가 절제를 익히고 각자 제자리를 굳건히 지켜주는 것이 비극의 재연을 막는 길이다. …민주화 이후 우리 사회에는 절제와 균형을 벗어난 매도와 기득권의 방어와 확대를 추구하는 소리만 높아져 왔다."(p30)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국가 지배구조 개편을 포함한 정치·사회적 이슈를 다룬 1부와 전 청와대 경제보좌관으로서 향후 우리 경제정책의 방향에 대해 이야기한 2부다. 미국 스탠퍼드대 경제학 박사로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에서 선임 이코노미스트를 역임한 그는 노무현 정부 시절 대통령 경제보좌관과 주영국 대사를 거쳤다. 다시 말해 참여정부 시절 경제참모였던 그가 교수로서 이후 정권에 조언한 글을 모았다.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발생한 이명박 정부 첫해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그가 언론에 기고해온 글 85편을 모으고 현시점에서 후기를 덧붙여 균형을 잡았다.
책은 참여정부 시절에 대한 회고에서 현재 이슈인 공무원연금 개혁, 정치권 불법 자금 논란(이른바 '성완종 사태'), 부동산정책 방향, 한계기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 등 민감한 사안을 관통하고 있다. 또 '복지 강화와 큰 정부' '감세와 작은 정부'로 나뉘는 진보-보수 간 충돌, 빠르게 변화하는 중국과 동북아 정세 속 남북관계 등 묵직한 사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피력한다. 2만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