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5개 저밀도 지구 개발 기본 계획안 확정으로 재건축이 본격화됨에 따라 삼란(三亂)이 우려되고 있다.5만여 가구를 헐게 되면서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게 될 전세수요·건축폐기물·고층아파트 밀집으로 생기는 교통 체증이 바로 그것이다.
◇전세대란=서울시는 5개 저밀도 아파트의 재건축이 시작되면 5만152가구 중 4만7,062가구가 이주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들 물량은 새 아파트가 완공될 때까지는 고스란히 인근 지역이 흡수해야 한다. 분당 신도시의 절반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전세 수요가 생기는 셈이다. 하지만 현재 서울지역 자체만으로는 이같은 전세 수요를 소화하기가 벅차다. 수요는 한꺼번에 몰리는데 공급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서울시내는 물론 수도권 전체 시장이 들썩거릴 전망이다.
특히 전체 5만여 가구 중 화곡 지구를 제외한 잠실, 반포, 청담·도곡, 암사·명일 지구가 모두 서울 강남·강동권에 몰려 있어 이 일대 전세가는 사상초유의 폭등 현상을 빚을 우려까지 낳고 있다.
반도컨설팅의 정용진(鄭容鎭)씨는 『잠실 인근 지역은 벌써부터 전세 수요가 늘어 값이 오르고 있다』며 『재건축이 본격화되면 전세 대란의 파장이 인근 수도권 지역까지 확산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쏟아지는 건설폐기물=5개 저밀도 지구의 기존 아파트 철거로 생기는 건설폐기물은 603만톤. 이같은 양은 서울시 전체에서 한해 동안 발생되는 건설 폐기물 전체와 맞먹을 정도로 엄청난 양이다. 특히 전체 폐기물 중 가장 골칫덩이인 콘크리트가 전체의 87%인 526만톤에 달할 전망이다.
서울시 측은 현재 김포 매립지의 처리 능력에 여유가 있는데다 사업이 순차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쏟아져 나오는 폐기물을 매립에만 의존할 경우 2차 환경 오염을 유발할 가능성도 크다.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지만 아직 국내 건설 폐기물 재활용이 도로 기층재, 성토재 등 기초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는데다 활용도도 떨어져 실효성은 의문시되고 있다.
◇교통대란=서울시는 재건축 사업이 끝나는 오는 2007년께 이 일대 교통량이 약 11~20% 정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가뜩이나 심각한 교통 체증이 더욱 심화돼 해당 지역은 물론 서울시 전체 교통 소통에도 큰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다. 더욱이 이들 지역은 대부분 서울 강남·강북을 잇는 한강다리변에 자리잡고 있어 고밀화에 따른 부작용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밖에도 5개 저밀도지구 재건축은 인구와 교통 집중에 따른 환경오염, 전세기간 조기만료에 따른 집주인과 세입자간 분쟁 등 다양한 문제점을 노출시킬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정두환 기자 DHCHU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