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승부수, 또 승부수

제9보(113∼130)


흑13은 일발필도를 노리는 승부수였다. 세불리를 절감하고 있는 이세돌은 수비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무조건 공격만을 생각하고 있다. 그는 상대방의 세력을 곤마로 보고 있는 것이다. 형세가 유망하다면 흑13으로는 참고도1의 흑1에 지켰을 것이다. 백은 2로 슬라이딩을 하여 흑3을 강요해놓고 백4로 지킬 것인데 이 코스는 흑이 가만히 앉아서 지는 길이다. “심정은 이해가 가는데 파괴력이 있을지는 의문이로군.”(윤준상) “차라리 우변을 폭파하는 궁리를 하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이영구) 87트리오가 합작으로 만들어낸 것이 참고도2의 흑1로 침입하는 길이었다. 이것은 백10까지의 진행이 예상되는데 우변의 백집을 제로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상당히 유력한 가상도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 역시 백의 우세를 뒤집기는 어려워 보이는걸.”(홍성지) 최철한은 백14로 점잖게 뛰면서 승리를 확신했다고 한다. 흑15 역시 일종의 승부수였다. 우하귀를 모조리 내주고 중원에다 아주 큰 집을 얽어볼 작정이다. 최철한은 백16, 18로 중원쪽을 보강했다. 백30은 지나친 몸조심 같지만 이것이 정수다. 이 수로 29의 왼쪽에 호구치는 것은 흑에게 18의 왼쪽을 절단당하여 사건이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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