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목숨이 아깝다

제4보(36~48)


이세돌이 10분의 장고 끝에 둔 수는 흑37이었다. 상변 백대마를 계속 위협하겠다는 착점이었다. “그거 아프네. 백이 먼저 제자리에서 살자고 해보는 수가 없었을까”(김성룡) “그게 잘 안돼요”(조한승) 백36으로 먼저 참고도1의 백1로 두면 어떻게 될까. 좌상귀의 흑도 아직은 완생이 아니므로 일단 이렇게 두어 보는 것이 유력할 듯도 한데. 조한승은 즉시 흑2로 씌우는 수를 검토실의 바둑판 위에 놓았다. 김성룡이 백3 이하 13까지를 놓아 보더니 흑14를 보고 손을 멈추었다. “백이 그냥 잡히는군”(김성룡) 이창호도 이 수순을 미리 읽고서 실전보의 백36을 둔 것이었다. 백40으로 늦추어받은 수순은 이창호의 비상수단이었다. 참고도2의 백1로 그냥 이으면 흑2, 4로 백 2점이 잡히게 된다. 이세돌은 백40을 보자 일단 공격을 멈추고 흑41 이하 47로 자체보강에 나섰다. “백이 죽을 맛이로군. 흑의 올가미에 제대로 걸려들었어”(서봉수) 이창호는 흑47을 보고 15분 동안 다음 착점을 하지 못했다. “목숨이 아깝다 이거지. 좌변을 일일히 받아주다가는 상변 백이 앉은 자리에서 숨이 넘어갈 관상이야”(서봉수) 이창호는 15분만에 백48로 두었다. 일단 목숨을 붙여놓고 보자는 수였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