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컨설팅업·여행업·다단계판매·외국어학원…/「명퇴산업」 때아닌 호황

◎강의요청 전국서 쇄도­컨설팅업/노하우 필요없어 인기­다단계판매/정보검색 급속히 늘어­PC통신/창업·재테크서적 불티… 간판업도 특수최근 명예퇴직과 조기퇴직자가 늘어나면서 컨설팅업, 여행업, 다단계판매업, 창업관련서적, PC통신 등 이른바 「명퇴산업」이 때아닌 호황을 맞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불어닥친 명예퇴직으로 퇴직자수가 급증하면서 명퇴와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업종인 컨설팅업체, 여행업체, 서점, 골프유학업체, 명퇴자 교육업체, 다단계판매업체, 외국어학원, 학습지업체, 인쇄·간판업체 등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대표적인 명퇴산업으로는 창업 컨설팅사를 손꼽을 수 있다. 2∼3년전만해도 생소하던 컨설팅업이 이제는 가장 유망한 직종으로 부각되고 있다. 중소점포나 체인점, 뉴비즈니스를 소개해주고 상담해주는 컨설팅사는 현재 20여개에 이르고 있다. 일부 유명컨설턴트는 명퇴자들이 늘면서 전국에서 쇄도하는 강의요청과 창업상담으로 대목을 맞고 있다. 한국경영컨설턴트협회 강영만 소장은 『올들어 상담요청이 한달에 20∼30건 가량 된다. 5천만원 미만의 소자본으로 체인점이나 음식점을 차리려는 퇴직자들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또 퇴직자들이 몰려드는 곳으로는 다단계판매업체가 있다. 우선 입사가 쉽고 노하우가 별로 필요가 없다는 점이 장점이다. 지난 95년 첫선을 보인 다단계판매업은 주부들의 부업참여가 활발해지고 퇴직자가 늘어나면서 업체수가 1백20개, 회원과 판매원수만도 2백만명에 달하고 있다. 화장품과 건강보조식품을 판매하고 있는 뉴스킨의 오충섭 이사는 『보름새 판매원수가 20% 이상 늘었다. 신규 판매원의 절반은 30∼40대 퇴직자들』이라고 설명했다. 서점가에도 창업이나 재테크관련 서적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교보문고의 경우 올들어 경제·경영서적 베스트 10위안에 「돈 버는데는 장사가 최고」 「경제기사는 돈이다」 등 재테크관련 서적이 5권을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제·경영코너를 찾는 손님들이 종전에는 주부 또는 대학생들이었으나 요즘은 직장인과 퇴직자들이 대부분이다』며 『창업관련 서적판매량이 지난해에 비해 30% 이상 증가했다』고 매장판매원 최모양이 귀띔 했다. 한편 명퇴자가 늘어나면서 PC통신에서도 이들을 겨냥한 창업 및 재테크 정보가 활기를 띠고 있다. 유니텔이 명퇴자 및 창업희망자를 위해 지난 1월말부터 운영하고 있는 특집메뉴 「재테크박람회」에는 전문가들이 대거 등장, 질의응답식으로 명퇴자 및 창업희망자에게 상담해주고 있다. 인기도 높아 개설 1주일만에 1만5천여명이 이 메뉴를 검색했다고 유니텔측은 설명했다. 또 하이텔·천리안·나우누리도 한국사업정보개발원, 한국사업정보 등 전문기관과 협력해 명퇴자를 위한 다양한 창업정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호응이 예상보다 높다. 인쇄와 간판업체들도 명퇴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기는 마찬가지. 퇴직자들의 창업바람이 불면서 각종 간판이나 전단, 팸플릿, 명함 등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종로와 을지로에 몰려있는 인쇄소들은 주문에 맞추느라 밤늦게까지 야근을 해야 할 정도라는 것이다. 이밖에 골프유학대행업체, 여행업체, 외국어학원, 학습지업체 등도 전반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호황을 짭짤하게 누리고 있다.<연성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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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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