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IMF "세계경제 심각한 위험"

■ 세계경제전망 보고서美.日침체여파 올성장 2.8% 그쳐… 이머징마켓 큰 타격 국제통화기금(IMF)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세계경제가 지난 80년대 초반이나 90년대 초반 같은 '심각한 위험(significant danger)'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입수한 IMF의 '세계경제 전망 보고서' 초안에 따르면 올해 세계경제는 2.8% 성장에 그칠 것이며 세계경제가 '더 깊고 긴 경기 하강(a much deeper and more protracted downturn)'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이번 보고서는 곳곳에서 세계 경제가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져 가는 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미국경제의 버팀목이 돼온 소비지출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으며 일본은 산업생산 감소에다 소비둔화, 실업률 증가 등으로 경기침체(recession)에 접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보고서의 초점은 당연 미국경제 전망이다. IMF는 미국이 올해 1.5%, 내년에 2.5%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던 전망치를 수정하지는 않았으나 생산 감소에 따른 심각한 위험요인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미국의 생산이 전망치를 밑돌게 되면 주식시장은 더욱 떨어질 것이며 이에 따라 산업 전분야에 대한 투자와 개인 소비가 급속히 식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IMF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는 세계경제의 침체로 이어져 돌발적인 달러화 가치 하락을 포함하는 '근원적인 재정혼란(substantial financial market turbulence)'이 초래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IMF는 세계경제의 동반 침체와 시장의 혼란은 특히 이머징마켓(신흥시장)에 큰 타격을 가져다줄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경제가 심각하다는 새로운 징후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7월 중 개인소비지출이 0.1% 증가에 그친 데 비해 개인소득은 0.5% 증가, 소비자들이 앞으로 있을 고용불안에 대비, 허리띠를 졸라매기 시작했음을 시사했다. 이뿐 아니라 실업수당 신청자수도 317만명에 달해 92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소비심리를 결정하는 고용상황도 계속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IMF는 미국 경제의 침체에다 유럽ㆍ일본 경기마저 얼어붙는다면 세계경제에 대한 충격은 상상 외로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일본의 7월 중 산업생산은 예상치를 훨씬 밑도는 -2.7%로 떨어졌으며 소매 판매 또한 2.7% 하락해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일본 도쿄증시의 닛케이지수는 연일 최저치를 경신해 지난 30일 17년래 최저치인 1만938엔까지 밀려났다. 일본 기업들의 감원바람도 거세져 전자업체인 교세라는 올말까지 1만명을 감원하기로 했으며 통신업체인 오키도 최근 종업원 10% 감축이라는 목표를 내놓았다. IMF는 일본경제가 사실상 이미 침체에 빠졌으며 올 경제성장률이 0.2% 정도 축소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내년에는 일본경제가 소폭 회복돼 0.6%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IMF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일본정부가 서둘러 긴축재정 정책으로 선회하기보다는 엔화 약세를 가져오는 한이 있더라도 금융완화 정책을 펴야 한다고 권고했다. 한편 IMF의 이번 보고서는 다음주 열리는 총재단 회의에서 최종 검토를 한 뒤 이달 말에 열리는 IMF 연례 총회에서 공식 발표된다. 총재단 회의에서 보고서가 수정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운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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