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통합신당 대선후보 정동영] '입 닫은' 靑

"경선 결과 언급할게 없다" 논평…속내는 불편한 기색 엿보여<br> '불편함의 표시인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보는 것일까.'

[통합신당 대선후보 정동영] 청와대 '불편한 심기' "경선 결과 언급할게 없다" 논평盧 "상처받은 이 껴안아야" 뼈있는 덕담 김영기 기자 young@sed.co.kr '불편함의 표시인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보는 것일까' 대통합민주신당의 경선 후보가 결정된 15일, 청와대는 말을 아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을 통해 "경선 결과에 대해 특별히 공식적으로 언급할 것이 없다"면서 "당선된 분이 잘 해나가기를 바란다"는 짤막한 논평을 냈다. 한마디 첨언한 것이래야 "누구를 어떤 원칙에 따라 지지하느냐는 선거가 임박한 시기에 바람직하지 않고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말 정도였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불편한 기색이 엿보인다. 노무현 대통령은 그동안 "대통령에 대한 차별화 시도는 졸렬한 전략이자 필패전략"이라며 정동영 후보에 대해 연초부터 그리 탐탁치 않은 모습을 보여 왔다. 반면 이해찬 후보에 대해서는 청와대 비서관들이 대거 캠프에 합류한데서 보듯 애정을 표시해 왔다. 다만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7시45분께 정 후보로부터 전화를 받고 "당선을 축하한다"며 "앞으로 정 후보로 인해 상처 받은 사람들을 잘 껴안고 가기 바란다"고 말했다고 천호선 대변인은 전했다. 정 후보에게 덕담은 했지만 '나도 당신 때문에 상처를 받았다'는 뼈있는 메시지를 담은 셈이다. 결과적으로 친노 진영이 몰락한 상황에서 청와대가 유쾌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정동영 후보가 선거 전략을 위해 종전처럼 노 대통령을 공격한다면 이는 온당치 못한 행위"라고 꼬집기도 했다. 과거 대선을 돌이켜 볼 때 여권 후보까지 선거를 위해 현직 대통령을 공격하는 양상이 반복돼선 곤란하다는 점을 드러냄과 동시에, 앞으로 선거 과정에서 이런 모습이 연출될 가능성을 사전에 경계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청와대가 대선에서 마냥 손을 놓고 있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청와대의 정치적 선택은 크게 두 가지로 관측할 수 있다. 하나는 이명박 후보에 대한 공격을 이어가는 것이다. 남북 문제와 교육, 경제 정책 등에서 이 후보 공약의 허구성을 공격하면서 이념적 대결 구도를 확대 재생산시키는 작업이 이어질 공산이 크다. 지난 12일 노 대통령이 지방 행사에 참석, "교육 정책 이렇게 흔들어도 되나" "법인세 깎은 것은 치욕" 등의 발언을 이어간 데 이어 천 대변인이 이날 이 후보가 14일 내놓은 보육 정책에 대해 재원 문제를 거론하면서 비판하고 나선 것도 이런 흐름과 맞닿아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후보에 대한 공격은 자연스럽게 범 여권의 선거에도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풀이했다. 친노 세력의 영역을 구축하는데도 일정 부분 역할을 할 것으로 해석된다. 청와대로선 노 대통령이 퇴임한 이후에도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터전을 만들어야 하고, 이를 위해선 내년 총선에서 친노 인사들이 살아 남아야 한다. 문국현 후보 등과의 단일화나 총선에서의 친노의 지분 취득 등에 청와대가 손을 놓고 있을 리 없다는 얘기다. 입력시간 : 2007/10/15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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