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기업형 대부업체 경영난 심각

기업형 대부업체들이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토종 대부업체의 간판격이던 대호크레디트가 부도난 데 이어 10여 개의 대형 대부업체가 영업중단 또는 부도위기를 맞고 있다. 19일 대부업계에 따르면 최근 기업형 대부업체인 제일캐피탈이 경영난을 이유로 매각되고 중앙캐피탈과 엔젤크레디트는 대출영업을 전면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그랜드캐피탈 역시 신용대출을 중단하고 후순위 부동산담보 대출만 취급해 사실상 대부업 기능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해 초까지 대출액 1조원을 넘기며 대부업 시장의 70%를 차지하던 일본계 A&O그룹 역시 지난해 4ㆍ4분기부터 신규영업을 거의 중단하고 대출채권 회수에만 매달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경기회복이 본격화할 올 하반기 까지 버티지 못하는 대부업체들의 줄도산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규모가 큰 기업형 대부업체들의 영업중단 사태로 소규모 불법 사채업체들이 다시 기승을 부리는 등 부작용도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해 경기침체에 따른 영업환경 악화로 등록 대부업체(1만3,931개) 중 17%가량인 2,377개가 자진 폐업했으며 대부분이 법정 상한선(연 66%)이상의 높은 이자를 받기 위한 불법영업으로 전환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유세형 한국금융소비자금융협회장은 “대형 대부업체들이 영업을 거의 중단한 틈을 타 불법 사채업체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며 “당국의 집중적인 단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부업이 고사위기에 직면함에 따라 기업형 대부업체에 대한 자금조달 통로 확대와 손비 인정 등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금융 양성화를 위해 대부업법이 시행됐지만 결과적으로 간판 대부업체들이 부도위기에 직면해 법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며 “건전 대부업체 육성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홍길기자 wha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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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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