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원유수입가 외국보다 비싸다

'동아시아 프리미엄'탓 최고 1.96弗 가격차<br>지난해 미·유럽보다 12억弗이상 추가지불<br>과도한 중동의존 탈피 수입선 다변화 절실

국제유가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가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중동산 원유에 붙는 ‘동아시아 프리미엄’이 매년 오르고 있어 다각적인 자원외교가 절실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동아시아 국가들이 향후 높은 경제성장률을 지속하고 이에 따라 에너지소비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높은 프리미엄을 극복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7일 선병렬 열린우리당 의원이 산업자원부 및 한국석유공사의 국감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는 중동산 원유에 대해 유럽보다는 1.86달러, 미국에 비해서는 1.96달러나 높은 가격을 지급했다. 과도한 중동의존도에 따른 ‘동아시아 프리미엄’을 톡톡히 지불한 셈이다. 지난 한해 원유 수입량이 8억480만배럴로 이중 중동산 원유가 79.5%를 차지한 것을 감안하면 우리나라는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12억달러 이상을 중동 산유국들에 추가 지불한 셈이다. 올해 8월까지 전체 원유수입량 5억2,500배럴 중 중동산의 비중은 76.8%인 4억300만배럴에 이르면서 이런 현상은 심화되고 있다. 석유공사에 따르면 중동국가들이 동아시아 국가에 파는 원유가격은 지난 91~2001년의 기간을 평균할 때 유럽보다 0.98달러, 미국보다 1.01달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중국ㆍ일본 등 동아시아 국가들이 중동 몇몇 국가로부터 원유를 집중적으로 도입, 중동산 원유에 대한 의존도를 높였기 때문이다. 미국 및 유럽은 베네수엘라나 멕시코 등 미주 지역과 서아프리카 등으로 원유수입원을 다양화하며 특정지역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중동 산유국들은 아시아에 63%, 유럽 20%, 미주 17% 가량으로 아시아 국가들에 대부분의 석유를 수출하고 있다. 미국의 원유 도입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것은 미군을 사우디에 주둔, 사우디 왕정을 지원하는 대가로 기름가격을 낮춘다는 묵계 때문이라는 것이 국제석유전문가들의 해석이다. 동아시아 국가들은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정치적 영향력이 부족함에 따라 공급가격 산정에서도 불리한 입장에 놓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이 세계의 비난을 무릅쓰고 중앙아시아와 이라크 분쟁에 개입하는 것은 결국 중동의 석유 때문이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선 의원은 “우리나라 원유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정유사들이 이러한 아시안 프리미엄 문제에 대해 별 관심을 보이지 않고 상승분을 소비자인 국민들에게 떠넘기는 방식으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날도 그렇게 밝지만은 않다. 향후에도 동아시아 경제성장률이 세계 성장률 평균을 훨씬 상회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원유가 프리미엄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진우 에너지경제연구원 박사는 “2000~2020년 동북아 지역의 에너지 연평균 소비증가율은 2.1%를 기록하면서 세계 전체인 1.8%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한국과 중국이 각각 2.2%, 3.0%의 에너지 소비성장률을 기록, 에너지 소비 상승세를 주도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억수 석유공사 사장은 “동아시아가 중동원유의 최대 수입국임에도 불구하고 중동 산유국들은 이런 프리미엄 문제 해결에 소극적이었다”며 “중동국가들과의 협상 강화와 함께 석유도입 다변화, 대체에너지 개발에 노력해나가겠다”고 해명했다. ◇동아시아 프리미엄=중동 산유국들은 동아시아 국가나 유럽ㆍ미국 등 세계 주요 석유소비지로 원유를 수출하면서 지역별로 상이한 가격을 적용ㆍ판매하고 있는데 이중 동아시아와 유럽ㆍ미국과의 판매가격 차이를 ‘동아시아 프리미엄(East Premium)’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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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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