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정부가 차세대 원전 개발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기존 원전정책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이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방사선 유출로 지난 1986년 체르노빌 참사의 악몽이 되살아나면서 상당수 국가가 원자력 발전을 포기하거나 기존 정책을 재검토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AFP와 데일리 텔레그래프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파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원전 이외에 대안은 없다"며 "미래의 원전 프로그램, 특히 4세대 원전 기술 개발에 10억유로(14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또 "(프랑스 정부가) 재생에너지 분야에서도 대규모 투자를 동시에 진행할 것"이라며 "13억5,000유로(19억3,000만달러)를 재생에너지 분야에 투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원전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 연구 활동 지원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프랑스 정부가 이처럼 원전의 안전성 우려 및 여론 악화를 무릅쓰고 기존 원전정책을 고수하는 것은 원전에 대한 프랑스의 의존도가 너무 높기 때문이다. 프랑스는 현재 58기의 원전을 운영하고 있으며, 전체 전력의 80%를 원전에서 충당하고 있다. 독일과 스위스 등이 원전 폐쇄를 결정했지만 프랑스는 원전 추진 입장에 변화가 없다. 프랑스 반핵 단체 연대기구인 '핵 퇴출(Sortir du Nucleaire)'은 사르코지의 원전 확신 발언이 '스캔들감'이라며 가동 기간이 30년 이상 된 원전 16기를 즉각 폐쇄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한편, 영국도 프랑스와 마찬가지로 기존이 원전 신설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오는 2025년까지 원전 신설을 위한 후보지8곳을 의회에 제출했다. 후보지들은 모두 기존 원전 시설과 인접해 있는 곳으로 선정됐고, 영국 의회는 늦어도 하반기에는 이를 승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