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ㆍ11 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인들 사이에 인기가 급등한 우리나라 해조류의 일본 수출이 급증하면서 물량부족으로 국내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19일 서울시 농수산물공사에 따르면 가락시장에서 지난 17일 봉지 미역(1㎏, 상품)의 도매가격은 1만4,750원으로 1년 전의 5,500원보다 무려 168.2%나 뛰었다. 일본 대지진 당시인 3월11일 때와 비교해도 121.8%나 높은 가격이다. 김(1속, 상품) 가격도 작년보다 35.4% 뛴 6,500원에 판매됐다.
대형마트에서도 해조류 가격이 올랐다. 이마트에서 지진 이전 3,400원이던 실미역(200g)은 이날 현재 이보다 14.7% 오른 3,900원, 3,900원 이던 다시마(300g)는 5.1% 비싼 4,100원에 팔리고 있다.
이 같은 해조류 가격의 고공행진은 일본 수출량 증가가 주원인으로 분석된다. 해조류가 일본 근해 방사능 오염으로 일본 내 생산이 어려워진 반면 방사능 질환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일본 수출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서울시 농수산물공사 전산정보팀의 안탁 대리는 "해조류 인기로 현지 가격이 뛰는데 맞춰 물량이 일본으로 몰리며 국내 유통물량이 부족해졌다"고 말했다. 실제 관세청 통계에 따르면 일본으로 수출된 건미역은 올해 지진 발생 전인 1~2월만 해도 72톤에 그쳤지만 3월 118톤, 4월에는 206톤으로 급증했다. 이런 추세는 최근까지 이어져 3~5월 집계된 건미역 수출량은 473톤으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34%, 수출금액은 524만1,000달러로 170%나 증가했다.
지난해 3~4월에는 아예 일본 수출 실적이 없던 건조다시마도 올해는 이 기간 18톤이 일본에 판매됐다.
반면 국내 도매시장으로의 반입량은 절반으로 떨어졌다. 지난 5월 가락시장에 입고된 건파래는 9톤으로 작년 같은 달(18톤)보다 50%, 다시마와 김도 각각 25%, 23%씩 물량이 줄었다.
일부 도매상인들의 공급량 조절도 가격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미역과 다시마는 1년 이상 저장이 가능해 도매업자들이 출하시기를 조정할 수 있다"며 "저장 물량을 지금 풀면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공급이 줄어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안탁 대리는 "해조류 값이 어느 정도 더 오를 것이라고 기대하는 도매상인들이 물량을 풀지 않고 있다"며 "말린 해조류 값은 한번 오르면 좀처럼 내려가지 않는데다 수요도 꾸준한 만큼 현재 가격 수준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