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 유방 보형물을 삽입한 여성의 머리카락과 모유에서 고농도의 백금이 검출됐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자료를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12일 보도했다.
특히 실리콘 보형물을 생산하는 2개사가 1992년 금지됐던 이 제품의 재상용화를 추진하면서 새로운 문제만 없으면 실리콘 보형물이 FDA의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사실이 확인돼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텍사스주 소재 에퍼톡스사와 환경의학 연구소의 연구진들이 수행한 이번 연구는 미국의 화학관련 전문지인 `분석 화학'(Analytical Chemistry) 최근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실리콘 유방 보형물을 시술받은 여성 16명과 생리식염수 보형물로 시술 받은 여성 5명의 손.발톱, 머리카락, 소변, 모유에서 샘플을 채취해 백금 농도를 비교했다.
조사 결과 `실리콘 집단'은 '생리식염수 집단'에 비해 모유에서 100배, 소변에서 1천700배의 백금이 검출됐으며 손.발톱과 머리카락에서도 백금 농도가 높게 나타났다. 이들은 평균 14년간 실리콘 보형물을 삽입한 채 생활해 왔다.
백금은 접촉성 피부염, 천식, 뇌효소 억제, 신경독성, 발암성, 아나필락시스 쇼크 등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 실리콘 유방 보형물의 안전성에 대한 논란은 대부분 실리콘 유출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이 연구에 자금을 지원한 비영리단체는 조사 결과와 관련, FDA에 실리콘 보형물 승인에 관한 결정을 미뤄줄 것을 요청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 단체의 마를린 킬링 대표는 "유출된 백금이 인체에 해로운 활성화된 형태라면 모유 수유를 하는 자녀에게도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FDA의 수전 크루잰 대변인은 "이 연구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으며 다른 FDA 관계자도 "실리콘 보형물 허용 여부에 영향을 줄 만한 내용이 있다면 면밀히 들여다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실리콘 보형물의 재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는 멘토사와 이네임드사는 "FDA가 처음 실리콘 보형물 상용화를 허용했을 당시에도 이와 유사한 보고가 있었다"면서 "미국 의학연구소의 연구에서도 보형물을 삽입한 여성에서 백금과 관련된 건강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