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기침체 심화 건축사 폐업 급증/설계사무소 난립 덤핑경쟁 겹쳐

◎서울 73명 등 전국서 111명이나올들어 건축사들의 폐업이 잇따르고 있어 국내 건축설계업계 전반에 불안의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 이같은 폐업증가는 최근 극도로 심화되고 있는 경기침체에 따른 설계 수주량 감소와 지난 95년부터 대량배출된 건축사들의 무리한 설계사무소 개업도 주요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24일 대한건축사협회와 건축설계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10월말까지 서울에서만 73명, 부산·경남지역 19명, 경기·인천 13명 등 전국에서 모두 1백11명의 건축사들이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숫자는 작년 한해동안의 폐업건축사 87명을 훨씬 초과한 것으로 10월이후 올 연말까지를 감안할 경우 1백50명을 넘어설 것으로 건축계는 내다보고 있다. 국내 건축설계업체의 경우 지난 94년까지 2천8백63개에 불과했으나 올 10월말 현재는 1천2백여개가 증가해 5천64개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같은 설계사무소의 증가에 비해 건축경기는 침체 일로를 못벗어나 최근 건축설계업체 폐업사태는 이미 예견된 결과였다는 것이 건축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갑작스런 설계업체 증가와 경기침체로 인해 건축계에서는 제살깎기식 덤핑수주가 성행을 하고 이로 인한 경영악화를 견디지 못한 일부 신규설계업체와 영세사무소들의 폐업이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건축사들의 폐업률 증가에도 불구하고 올해초부터 지난 9월까지 새롭게 개업한 건축사는 서울·경기에서 2백85명, 부산·경남 85명 등 모두 6백23명이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때문에 내년까지도 이같은 경기침체가 계속될 경우 건축사들의 폐업은 당분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건축계 전문가들은 『심화되는 경기침체, 신규업체 급증, 건설업체들의 설계권 주장 강화, 외국 설게업체들의 진입 등 악조건을 극복할 수 있는 건축계 전반의 노력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밝히고 『이런 때일수록 과열경쟁과 덤핑수주 등을 자제하고 해외수주 노력강화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박영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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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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